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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산의 습격과 MZ세대
[기자수첩] 외산의 습격과 MZ세대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02.09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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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글로벌 1위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MP3라는 디지털 매체가 기존 카세트테이프, CD 등의 아날로그 음반 시장을 완전히 해체시킨 후 음원 스트리밍이라는 개념으로 창작자와 유통사, 소비자가 윈윈(win-win)하는 구조로 간신히 정착된 것이 지금의 음원 산업이다.

이러한 체제에서도 진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팬덤의 ‘내 가수’ 밀어주기, 음원 사재기 등은 여전히 시장을 교란하는 암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좋은 음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됨으로써 창작자의 사기를 꺾고, 소비자들이 좋은 음악을 들을 권리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 진출을 선언하며 이러한 시장의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흥미롭다. 스포티파이는 머신러닝과 각종 프로토콜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이러한 조작 행위를 불가능하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쯤되면 한창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 때마다 이상하리 만치 조용한 입장을 견지하던 국내 스트리밍 업체들의 모습과 대조된다. 스포티파이가 계획대로 투명한 서비스 구축에 성공한다면, 기존 국내 서비스 가입자들도 기꺼이 스포티파이로 갈아탈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바다.

이미 신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국내 서비스에게 남은 것은 애국심에 대한 호소뿐일지 모른다. 하지만 음원의 주 소비층이 누구더라. 이른바 ‘MZ세대’다.

MZ세대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로, 대략 지금의 2~30대를 아우른다.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이 우선이요, ‘워라밸’이 최고의 미덕인 이들에게 애국심에 대한 호소가 가당키나 한 말일까.

요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모 그룹으로부터 불거진 성과급 지급 논란 역시 투명성을 강조하는 MZ세대가 우리 사회에 메인주체로 자리매김했음을 시사하는 바다.

예전엔 얼마를 주든 그 존재만으로 넙죽 감사하게 받던 ‘뽀나스’를 이제 그 금액 책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공개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필자는 -이 칼럼 제목을 포함해- 기사에 자주 쓰곤 하는 ‘외산’이라는 단어로 그 단어가 주는 부정적 뉘앙스에 기대 은근슬쩍 국산 서비스와 산업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곤 했다.

하지만 필자는 뼛속까지 넷플릭스 애청자요, 기사는 MS워드로 치고, 애플 에어팟으로 노래를 듣는다. 그 많은 토종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는 와중에도 유튜브뮤직을 이용해온 것 역시 팩트다. 애국심 이전에, 이들의 품질이 좋은 걸 어떡하냐.

아무쪼록 스포티파이가 부정행위로 얼룩진 국내 음원 시장을 정화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두 팔 벌려 환영이다.

비단 음원 시장뿐이랴, 이제 투명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음을 인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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