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중에 '상아탑'이 있다. 코끼리의 위쪽 어금니인 상아로 이뤄진 탑이라는 뜻으로 가장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대학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실 도피적인 학구 태도를 말하기도 한다.
연구에는 몰두하지만 현실과 담을 쌓아 실생활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학자들의 생활을 비꼬는 의미일 게다.
"의외로 현장 지식과 인공지능(AI) 활용 기술을 함께 보유한 스타트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
5일 브라운백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장윤석 인공지능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을 들으며, 일부 AI 기업들의 솔루션이 상아탑 속에 갖힌 과거 학자들의 결과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말인 즉슨, 많은 AI 기술 보유 기업들이 AI 기술을 적용할 만한 산업 분야를 찾아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시도하지만, 현장 지식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당장 현장에서 적용할 수 없거나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쓸만한 솔루션 도구가 나오려면 해당 산업 분야 속에 더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를 않는다는 것.
아니면 현장 전문가와의 협업이라도 시도해야 하는데 그것도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고생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소제조업계의 경우 현장인력조차 태부족이다. 컴퓨터 앞에서만 '놀았던' 이들에게는 어떻겠는가.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고생할 각오로 도전한다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른다.
25년 업력의 강소기업 사이버테크프랜드는 데이터 수집에 가장 열악하다고 알려진 사출 분야 스마트공장 분야에 뛰어들어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오늘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듯, 현장과 유리된 기술 및 지식은 '무쓸모'다. 수요자 밀착형 스마트공장 솔루션과 AI기술이 국내 스타트업에서 많이 개발돼 산업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 제고에까지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