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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선택이 아닌 필수…환경 분야 대응 핵심
ESG, 선택이 아닌 필수…환경 분야 대응 핵심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1.03.15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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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책임·지배구조 중요성 커져
업종 구분 없이 산업 전반 확산

전경련, 리서치센터장 의견조사
가장 잘하는 국내 기업은 SK

대응 대기업 7점, 중소기업 4점
평가 기준 확보·투명한 체계 필요
SK텔레콤은 통신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통신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사진=SK텔레콤]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ESG 경영'이 기업의 생존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글로벌 경영을 위한 ESG 중 환경 분야 대응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와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신생 벤처)까지 업종 구분 없이 산업계 전반에 ESG가 크게 확산하고 있다.

 

■ESG, 비재무적 요소 반영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이다.

투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종래는 재무적인 요소를 주로 해 판단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과 같은 비재무적 요소들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 영역에서나, 그것도 ‘사회책임투자'나 '지속가능투자'를 얘기하는 제한적인 영역에서다. 2000년 들어 영국을 비롯해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의무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경영과 투자 의사 결정시 전통적인 재무적 수익성 위주 고려에서 비재무적 요소인 ESG로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옮겨가고 있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이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발달된 소셜미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사회규범과 투자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

ESG 경영에 영향을 주는 각국의 규제가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며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환경(E) 못지않게 사회적책임(S)와 지배구조(G) 또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해외 협력업체의 근로환경 및 안전성에 대한 관리감독 관련 소송이 제기될 정도로 ESG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대응 여력 확보 필요

[자료=전경련]

 

전경련이 글로벌 ESG 확산 추세가 국내 산업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국내기업의 ESG 대응수준은 선진국 10점을 기준으로 대기업이 7점인 반면, 중소기업은 4점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의 ESG 대응 여력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ESG 경영 확산으로 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산업에 타격이 컸다.

반면, 반도체·이차전지 산업은 전망이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글로벌 ESG 관련 투자·운용 자산규모는 상반기에만 40조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60.0%로 가장 많았다.

사회와 거버넌스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각각 26.7%와 13.3%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지표와 관련해서는 기후변화·탄소배출(26.7%)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이어 지배구조(17.8%), 인적자원관리(13.3%), 기업행동(11.1%), 청정기술·재생에너지(11.1%) 순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ESG 확산으로 전망이 가장 밝은 산업에 대해서는 반도체(28.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이차전지(26.7%), 자동차(11.1%), 바이오(11.1%)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경우, ESG 확산으로 인한 타격 전망과 긍정적 전망이 동시에 제시됐다.

이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를 공동 생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기업의 ESG 대응 수준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진국 10점을 기준으로, 대기업이 7점, 중견기업이 5점, 중소기업이 4점이라고 응답해 향후 더욱 중요성이 커질 ESG 경영에 있어 중소기업의 역량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대응을 잘하는 기업으로 국내기업 중에서는 SK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LG화학과 삼성전자, KB금융 등이 꼽혔다. 해외의 경우 ESG 우수기업 중 IT·테크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반면, 국내의 경우 철강, 정유를 비롯해 제조업, 금융업 등 다양한 산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기업이 글로벌 ESG 확산 추세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개선과제로 ‘평가기준 일관성 확보 및 투명한 평가체계 수립’(40.0%)을 꼽았다.

그밖에도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제도적 인센티브 마련’(33.3%) 및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한국형 ESG 평가지표 개발’(26.7%)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SK, 근본적 혁신 요소로 눈길

SK는 ESG 경영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동안 그룹의 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로 ESG를 지속 강조해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8년 그룹 CEO세미나에서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등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열린 CEO세미나에서도 친환경 노력은 모든 관계사가 각자의 사업에 맞게 꾸준히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SK는 그룹 경영의 전반을 협의하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 대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화두인 환경 관련 아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또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룹뿐아니라 계열사 16 곳에 ESG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SK는 그룹 차원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따라 주요 관계사들도 ESG 경영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RE100'에 가입한 SK㈜를 비롯해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8개사가 한국 RE100 위원회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RE100 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100%의 약자로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인 선언이다.

SK는 ESG 추구의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ESG 성과를 측정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K는 바스프(BASF) 등과 함께 VBA(Value Balancing Alliance)를 결성하고, 사회적 가치 측정의 국제 표준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SK텔레콤은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 통합 및 업그레이드(싱글랜 기술)를 통한 전력 사용량 절감에 성공, 환경부로부터 국내 통신분야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을 인증받았다.

싱글랜 기술(Single Radio Access Network)은 3G·LTE 장비를 하드웨어 교체 혹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하나의 장비로 통합 운영한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온실가스 감축 방법은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 및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약 53%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SK텔레콤은 이 기술을 2019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서울시를 포함 전국 78개시의 자사 기지국과 중계기에 적용을 모두 완료했다. 이를 통해 작년 말 환경부로부터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탄소배출권 1117톤을 인정받았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약 1만 톤의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기업 중에는 기존 IDC 서버의 전기 사용량 감축 또는 법인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는 방법 등의 에너지 절감 사례가 있었으나, 통신기술과 장비 분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11일 자사 우수 비즈니스 파트너사 대표 및 임직원 약 4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비대면 동반성장 CEO 포럼을 시행했다. 

SK텔레콤은 통신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통신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사진=SK텔레콤]

이번 포럼에는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기업 '유엔젤', 서비스 품질 검증 기업 '티벨' 등 SKT의 우수 비즈니스 파트너 175개사가 참여해 2021년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했다.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언택트의 강점을 살려 예년 대비 10배가 넘은 비즈니스 파트너사를 초대하고, CEO 외에 실무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공감의 폭을 넓혔다.

포럼에서는 미디어·보안(S&C)·커머스 등 5대 사업부별 전략을 공유해 자사 사업방향에 대한 비즈니스 파트너사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SK텔레콤은 사내 ESG 교육 수요를 가진 비즈니스 파트너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달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ESG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액 SK텔레콤이 부담하며, 비즈니스 파트너사들이 연 3회 열리는 강좌를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

비즈니스 파트너사 온라인 채용 지원도 확대된다. SKT는 지난해 온라인 채용사이트 '사람인' 에 'SKT 비즈파트너 채용관'을 개설, 비즈니스 파트너사 소개 브로슈어를 제공하고 배너 광고 비용을 부담하는 등 신규 인재 채용을 도운 바 있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파트너사 구성원들이 동반성장센터를 거점오피스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신설할 '동반성장 행복주간'에 CEO 포럼과 '행복 캠프', '프라이드 어워드' 등 기존 동반성장 행사를 2~3일에 걸쳐 집중 운영, 보다 규모감 있게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올 주총서 강조

특히 올해 주총에서 ESG와 준법 경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과 사회가치 제고 등을 포함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본격화 및 준법 경영을 위한 노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0년까지 미국, 유럽, 중국 지역의 모든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지원하고 연구개발(R&D) 노하우를 활용해 마스크, 진단키트, 백신용 주사기 제조업체들을 지원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극복에도 앞장섰다"고 말했다.

준법 경영과 관련해서는 "외부 별도 독립 조직으로 설치된 준법감시위원회를 통해 회사 및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 중임 동시에 컴플라이언스팀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해 이사회의 중요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SG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환경이다. 지난 2019년 미국·중국·유럽에서 재생에너지 대체율 92%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100% 전환 목표를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229GWh였던 총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2019년에는 3220GWh로 14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그린파워 리더십’ 우수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수자원 관리가 사업장 환경보호의 시작이자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영활동으로 보고 수자원을 아껴쓰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3R(Reduce·Reuse·Recycle)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용수 사용량 저감을 사업장 경영지표로 관리한다. 이러한 수자원 관리를 위한 노력을 인정 받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지난해 영국의 친환경 인증 기관인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조직단위 ‘물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분쟁광물 미사용’ 선언을 하고 ‘지속가능한 코발트 채굴을 위한 산업간 협력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사회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통해 1800명 이상의 콩고 광산 지역 주민들이 혜택을 받았다.

이주근로자 인권보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국제이주기구(IOM)와 협업해 윤리적 채용에 대한 교육 등을 실시했다.

지속가능경영 컨설팅기관인 BSR(Business for Social Responsibility)과 함께 새로운 노동인권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KT, 취약 계층 지원 주력

KT도 작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지원그룹 산하에 ESG경영추진실을 신설하고 컬쳐경영과 ESG추진으로 세분했다.

ESG경영추진실에서는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데에 주로 힘을 쏟고 있다.

KT는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사막 위에 글로벌 1호 스마트팜을 만들었다.

7~8월 40도가 넘는 날씨에도 허브를 비롯한 작물을 키운다.

KT가 UAE에 조성한 스마트팜은 약 600㎡(180평) 규모로 장애인에게 최적화된 시설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했다.

KT의 스마트팜은 사회공헌활동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팜에 적용된 농업 ICT에 샤르자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대구내당복지관과 중구복지관에 온라인 방송 제작 스튜디오를 조성하고 대구시노인복지관협회를 통해 어르신들의 온라인 교육을 지원하도록 태블릿PC와 무선네트워크 장비를 지원했다.

KT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사랑나눔 도시락, 사랑의 농산물 꾸러미, 사랑의 선결제, 사랑해요 밀키트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KT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진행하는 ESG 평가에서 A+를 받았다.

전체 조사 대상에서 A+를 받은 기업은 2.1%(16개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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