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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확보·사업재편...전선업계 '봄 기운'
신성장동력 확보·사업재편...전선업계 '봄 기운'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04.0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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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가격 상승세…영업이익 반영
LS전선, ‘전기차’ 호재…권선 공급
대한전선, 흑자전환∙호반에 인수
전기차의 확산은 전선업계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LS전선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LS전선]
전기차의 확산은 전선업계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LS전선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LS전선]

통신 인프라의 커다란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선업계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사양산업으로까지 일컬어지던 전선업이 새로운 시장 환경의 조성과 기업의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봄 기운이 만연했다는 평가다.

두드러지는 시장환경의 변화는 전선을 만드는 핵심 원자재인 구리가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기준 구리의 가격은 톤당 9000달러대로 작년 동월대비 80%가량 올랐다. 올 초에 비해서는 20% 가까운 상승률이다.

구리는 거의 모든 산업계에서 쓰이기 때문에 구리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각 산업계에서 수요가 올라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침체됐던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평가되기도 한다.

구리가 핵심 원자재인 전선의 경우 원자재값이 상승하면 제조단가가 올라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선업계에는 이른바 ‘에스컬레이션’이라는 조항이 있어 이 같은 우려가 반대로 작용한다.

즉,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납품단가에 그대로 반영할 수 있어 오히려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에도 불구하고 전선업체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차종환 기자 fany529@koit.co.kr*사진1: 전기차의 확산은 전선업계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LS전선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LS전선]사진2: 사전예약 돌풍을 일으킨 EV6. [사진=현대자동차그룹]사진3: 대한전선은 1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미국에서 700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사진=대한전선]
사전예약 돌풍을 일으킨 EV6.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또 하나의 호재는,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최근 기아자동차가 선보인 첫 전용 전기차 ‘EV6’가 사전예약 첫날에만 2만1016대를 기록했다. 이는 업체 측의 올해 판매 목표치 1만3000여대를 162% 초과한 기록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 역시 사전계약 일주일만에 3만5000대를 초과하는 기록을 달성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두 전기차의 사전예약 대수만 약 6만대에 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세대교체에 불을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에는 구동모터용 권선(Enamel wire)이 들어간다. 권선은 구리 와이어에 절연물질을 코팅한 것으로, 구동모터에 코일 형태로 감겨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 권선이 전선업계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표 전선기업인 LS전선이 ‘아이오닉5’와 ‘EV6’에 권선을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은 국내 최초로 800V 전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권선을 양산해, 관련 매출이 향후 6년간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구동모터와 배터리는 전기차의 2개의 심장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며, “이 심장의 혈관 역할을 하는 전선과 부품 사업 역시 급성장할 것으로 판단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LS전선은 2016년부터 미국 GM의 ‘쉐보레 볼트(Bolt) EV’에 400V급 구동모터용 권선을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 고전압 EV용 권선 개발에 대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종환 기자 fany529@koit.co.kr*사진1: 전기차의 확산은 전선업계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LS전선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LS전선]사진2: 사전예약 돌풍을 일으킨 EV6. [사진=현대자동차그룹]사진3: 대한전선은 1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미국에서 700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은 1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미국에서 700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사진=대한전선]

한 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던 업계 2위 전선업체 대한전선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5년부터 6년간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 에쿼티(이하 IMM PE) 경영체제 아래 혹독한 재무구조 개선을 거친 대한전선은 지난해 극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약 12년만의 성과다.

그간 IMM PE는 회사의 비핵심자산 정리를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회사가 핵심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초고압/고압(EHV/HV) 사업을 더욱 강화, 세계 주요시장에서 대형 수주를 확보하며 뚜렷한 실적 개선을 달성했다.

예로, 업체 측은 올해 1분기 미국에서만 700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제품군도 중압(MV) 케이블부터 345kV의 초고압(EHV) 케이블 및 접속재까지 다양하다.

기존 제품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해 고객 니즈를 발굴,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2015년에 430억원 규모였던 미국 시장 연간 매출은 2020년 2070억원 규모로 5배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 및 신재생에너지 정책 등과 관련해, 미국 내 케이블 수요는 급속도로 확대될 전망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달, 미국의 5대 전력 회사인 PG&E의 품질 우수 기업으로도 선정되며 제품 및 기술의 우수성을 검증받은 바 있다.

최근 대한전선은 호반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건설업이 주력인 호반그룹은 대한전선 인수를 통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토목·건축 엔지니어링과 전선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호반그룹을 등에 업은 대한전선은 초고압케이블(HVDC) 및 해저케이블 등 차세대 성장동력 강화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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