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신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자수첩]통신기업의 사회적 책임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1.04.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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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지난 4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상용화한 지 2주년이 됐다. 

가입자 1377만명, 10조원 규모의 장비 공급계약 체결, 증강현실 등 5G 솔루션·콘텐츠 1100만달러 수출 등, 숫자상으로는 초라하지 않은 성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속도 및 커버리지에서 우리나라 5G가 1위를 차지했다는 기록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잔치의 주인공이 돼야 할 이용자들의 5G 품질에 대한 불만은 식을 줄 모르고 커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다른 나라와의 상대 비교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들의 관심은 오로지 기대했던 수준의 '품질'이다. 

이용자들은 5G가 당장에 LTE에 비해 20배 빠른 속도를 통해 일상이 완전히 바뀌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믿었다. 

상용화 전 통신3사가 쏟아낸 광고들은 초시대, 초능력 등의 표현들을 거침없이 사용하며 5G가 당장에 이전과는 다른 신세계를 가져다줄 것처럼 '안내'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신세계를 가져다줄 서비스도, 그러한 서비스를 가능케 할 인프라도 실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스피드테스트가 발표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국내 5G 다운로드 속도 476.40Mbps(1월 기준)는 당초 통신3사가 홍보한 5G 최고 속도 20Gbps의 50분의 1 수준이다. 

이통사도 이해받을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고 속도 20Gbps, LTE 대비 20배 속도는 28㎓로 서비스가 가능했을 때의 기준이다. 하지만 단말을 주머니에 넣기만 해도, 손이 닿기만 해도 손실이 발생하는 고주파의 치명적 단점을 상용화 시점인 2019년부터 지금까지도 통신기술은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대역인 3.5㎓를 이용한 5G는 애초에 반쪽짜리 5G 서비스가 될 숙명이었던 것이다.

통신사들에게 일말의 책임감을 기대하는 것은 과한 기대일까. 

지난해 11월 주파수 재할당 정책방안 공개 설명회에서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8년간 꾸준히 투자한 LTE 기지국 수를 (5G에서) 2년 만에 달성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광고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6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광고만 믿고 거액의 요금을 부담한 호구들이 됐다.

게다가 통신사들은 2월에 열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입을 모아 올해 5G 네트워크 설비투자액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정부가 당근과 채찍으로 옭아매도, 국민들이 단체 소송으로 위협해도, 굽히지 않을 태세다.

지난해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화두로 떠올라 경영전략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통신3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에너지 절감, 취약계층 지원 등 ESG 경영 강화에 힘을 쏟는 모양세다.

하지만 서비스를 통한 고객 만족이라는 기본적 책임을 등한시 한 ESG 경영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통신기업의 1차적 사회적 책임이 뭔지 뒤돌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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