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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황·정책 모두 불확실하다”…기업 투자 빨간 불
“경제 상황·정책 모두 불확실하다”…기업 투자 빨간 불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1.04.13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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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58% ‘투자계획 없거나 축소’
국내 투자환경 만족 낮아 ‘45.5점’
규제완화, 금융·세제지원 확대해야

경제정책 불안정성 10% 상승 시
경제성장 0.1%·투자 0.3% 감소
예측가능성 높여야 경제성장 도움

■한경연, 2021년 투자계획 및 정책 불안정성 분석

[정보통신신문 김연균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투자에 빨간 불이 켜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제정책도 오락가락하며 경제 주체들의 예측가능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최근 수출, 산업생산 등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내 투자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낮아 투자환경 개선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절반은 올해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않았거나, 지난해에 비해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결과에 대해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투자가 뒷받침 되지 못하면 실물경기 회복에 한계가 있으므로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경제주체의 예측가능성을 저하시켜 성장과 투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책적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불확실성→기업 투자 위축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과반인 58.0%는 올해 투자계획이 없거나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투자계획 미정 28.0% △투자계획 없음 20.0% △작년보다 투자 감소 10.0%이다.

한편 작년 수준의 투자를 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21.0%, 작년보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21.0%에 머물렀다.

한경연은 지난해에도 500대 기업들 중 절반이 투자를 줄였는데, 올해에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들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9년 대비 2020년 투자가 증가한 기업은 226개사(45.2%), 투자가 감소한 기업은 274개사(54.8%)로 분석됐다.

다만 전체 투자금액은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에 얼마만큼 쏠림현상이 나타나느냐에 따라 증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500대 기업의 총 투자액은 82조4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7.3%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499개 기업의 투자규모는 2019년 대비 오히려 6.2% 감소했다.

500대 기업의 절반은(49.3%) 투자 위축 원인으로 ‘경제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를 늘리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 재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49.3%) △주요 프로젝트 종료(21.5%) △경영악화로 인한 투자여력 부족(15.2%)을 꼽았다. 기업관련 규제 입법 또는 투자 인센티브 축소 등 제도적 이유로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응답도 14.0%에 달했다.

지난해에 비해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신규 사업 진출 47.6% △노후 설비 개선 19.0% 등을 제시했다.

한편 해외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75.4%는 올해 해외 투자 규모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국내 투자 규모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 또는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 42.0%보다 1.8배 높은 수치다.

해외 투자 이유로는 △현지시장 공략이 67.1%로 가장 많았고 △저렴한 인건비 17.7% △낮은 규제 부담 6.3%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들의 국내 투자환경 만족도는 낮고, 규제 완화로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주목해야 한다.

국내 투자환경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5.5점에 그쳐, 기업들은 대체로 국내 투자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투자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 비중은 28.0%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 비중인 11.0% 보다 약 2.5배 많았다.

투자활성화를 위해 정부나 국회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규제완화 47.0% △금융지원 43.0% △세제지원 41.0% 등을 꼽았다.

투자를 가로막는 주요 규제로는 △지자체 인허가 및 심의규제 23.6% △환경규제 18.0% △고용 및 노동관련 규제 18.0% △영업활동 제한 16.2% 등이 지목됐다.

 

■경제정책 불안정 2위

경제정책 불안정성도 기업의 투자를 막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경제정책이 일관되지 못하고 자주 변경되거나 예측하기 어렵다면 경제 주체인 기업이 투자 등과 같은 중요한 경제 활동을 합리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경연은 2016~2020년 중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를 기초로 경제정책 불안정성을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는 비교대상 20개 국가 중 두 번째로 경제정책의 불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높은 상위 4개국은 △영국 △한국 △브라질 △아일랜드이다. 이중 영국과 아일랜드는 브랙시트 협상으로, 브라질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코로나19 등으로 정치‧사회적 혼란이 높은 나라들이다.

특히 한국의 경제정책 불안정성 값은 43.7로 주요 경쟁국인 독일(33.8), 일본(33.7), 중국(28.9), 미국(28.9)보다 높았으며, 프랑스(22.2)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또한 2006년에서 2020년까지 5년 단위로 경제정책 불안정성을 계측한 결과 20개국 중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스페인 2개국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 흐름에 따라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등락하는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불안정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주요 경제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정책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설비투자증가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10% 증가하는 경우에는 △주가는 1.6%, △GDP는 0.1%, △설비투자는 0.3%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비일관적 경제정책으로 인한 대표적 경제 악영향의 사례로 ‘금지→허용→장려→규제 강화’로 변천해온 지주회사제도의 기업투자 저해사례를 들었다.

이 외에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비일관적 정책사례로 △주택 임대사업자에게 각종 세제 혜택을 부여해 등록을 권장한 뒤 8개월 만에 혜택을 줄여 임대 시장의 혼란을 가져온 부동산정책 △중장기적 전력요금 인상 및 원전 관련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원전정책 △여론에 휩쓸려 대주주 양도소득세와 공매도 관련 제도를 수정한 금융정책 등도 지적되고 있다.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경제정책이 자주 바뀐다면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투자와 같은 장기적 안목 아래 추진해야 할 활동들을 제대로 계획하고 집행하기 어렵다”며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경제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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