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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율주행, 솔직해지자
[기자수첩] 자율주행, 솔직해지자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04.28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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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ICT에 문외한인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말이 된 듯싶다. 자율주행 얘기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시스템은 지금도 널리 상용화가 됐지만 우리는 이를 자율주행이라 부르지 않는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자율주행이라 함은 차 안에서 한숨 늘어지게 잠을 자도 자동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그런 시스템임이 분명하다.

2, 3년전만 해도 이러한 자율주행이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처럼 여겨졌다. 물론 그때도 상용차에 탑재된 건 운전자보조시스템 정도였다. 그럼에도 완전자율주행은 2020년께 상용화될 것이라 공언했던 걸 또렷이 기억한다. 정부, 차량제조사, 통신사 등이 핸들에서 손을 뗀 채 주행하는 모습을 앞다퉈 선보였으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몇 년인가. 2021년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보다 자율주행에 관한 한 두세걸음은 앞서 있다는 해외 사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최소한 그들은 지금쯤 완전자율주행차를 몰고 있어야 맞지 않을까. 적은 수라도 말이다. 그런데 웬걸, 자율주행 시스템의 인명사고 소식만 들릴 뿐이다.

업계의 ‘공언’을 종합해보니 느낌이 싸하다. 작년 나온 기사를 찾아보니 부분자율주행 상용화가 2022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가 2024년이란다. 올 초에 나온 정부의 발표를 보니 완전자율주행을 2027년까지 상용화하기 위해 관계부처가 손을 잡았단다. 자꾸 뒤로 밀려난다! 국내 대표 차량제조사가 밝힌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는 2030년이다.

이쯤되면 솔직해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 장밋빛 미래만 그릴 게 아니라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율주행은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을.

제아무리 운전자 없이 달리는 자동차를 일반에 시연해본다 해도 그 도로는 이미 한번 달려본 도로일 것임이 분명하다. 도로 상황은 대체로 어떤지, 어떻게 달려야 하는지, 어떤 돌발상황이 예상되는지 등이 다 차에 입력됐다는 의미다.

탑승자 마음껏 가고 싶은 곳을 내비게이션에 ‘띡’ 찍으면 어디든 찾아가는 그런 차는 애초에 없었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없을 거라는 얘기다. 백번 양보해 가능하다해도 언제 사고를 낼지 모를 만큼 위태위태하다.

자율주행의 선두주자를 자처했던 글로벌 기업들의 기상도가 썩 좋지 못한 것도 하나의 방증이다.

구글 웨이모의 CEO 존 크래프칙이 ‘조 단위’ 누적되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물러났다. 리프트사는 자율주행사업부 ‘레벨5’를 도요타에 매각하기로 했다. 외신을 통해 들리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사건사고 소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한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우리나라가 자율주행 후발주자라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점이다. 계획한 상용화 시점만 지켜져도 충분히 시장을 선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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