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사망동향 예측 연구
결합데이터 새로운 활용 가치
[정보통신신문=이길주기자]
가명정보를 활용한 결합의 첫 성과로 국립암센터의 폐암치료 연구결과가 도출됨에 따라 향후 다수 기관 정보를 결합해 데이터의 새로운 활용가치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3법 개정 이후 가명정보 결합제도 활용 확산과 국민 체감도 향상을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관계부처 합동으로 결합 시범사례를 발굴‧추진했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이번 결합사례는 가명처리된 국립암센터 폐암 환자 임상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정보, 통계청 사망정보를 연계했다.
데이터3법 개정 이전에는 암 환자가 여러 병원을 이용하게 될 경우 단일 의료기관 데이터만으로는 합병증‧만성질환 등의 발생 여부 등을 충분히 알 수 없었다. 진료가 끝난 이후 사망한 경우 환자의 정확한 사망원인 및 사망시점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데이터3법 개정으로 가명정보 결합을 통해 다수 기관의 데이터 결합과 분석이 가능해져, 진료 이후 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합병증, 만성질환, 사망 등 중요한 정보를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폐암 치료효과 분석 및 폐암 환자에서의 합병증‧만성질환 발생 및 사망 예측모델 개발을 목표로 국립암센터 폐암 환자 정보, 보험공단 암 환자 진료정보, 통계청 사망정보 등 여러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건강관련 빅데이터를 가명처리해 결합한 최초의 사례이다.
가명정보간 결합은 개인정보보호법령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됐다.
국립암센터, 보험공단, 통계청은 가명정보 활용을 위해 기관내 데이터 심의위원회 심의와 국립암센터 의생명연구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각 기관은 결합전문기관인 통계청에 결합신청을 하고 결합대상자의 이름, 생년월일, 성별을 활용해 결합키를 만들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전송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결합키 연계정보를 통계청에 보내고 각 기관도 가명처리된 정보를 통계청에 전송했다. 결합된 데이터는 추가로 반출심사를 거친 후 안전한 별도의 분석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발표는 최초의 가명정보 결합사례 연구의 1차 분석 결과로 시계열 자료를 통해 폐암 환자의 사망동향 및 사망원인 도출에 중점을 뒀다.
분석결과 국립암센터에 내원한 폐암 환자 1만 4000여명 중 1년 이내 사망은 38.2%, 3년이내 사망은 67.3%, 5년 이내 사망은 77.4%, 10년 이내 사망은 87.5% 였다.
폐암 진단을 받고 5년 이상 생존 후 연구대상기간 내 사망한 환자의 22.2%가 암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했고 이 중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24.8%를 차지했다.
심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5년 이상 생존한 폐암 환자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 다음으로 높았으며, 이는 폐암 생존자에서의 적극적인 심뇌혈관질환 관리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향후 폐암 환자의 단기·중기·장기 사망원인 및 연도별 사망동향을 파악하고 심층분석을 통해 폐암 환자에서의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발생 및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나아가 폐암 환자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위험요인 파악 및 진단‧치료에 따른 예후 예측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파악하기 어려웠던 암 환자에서의 만성질환 발생 및 사망 관련 요인들을 파악하고, 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만성질환 관리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시범사례는 활용가치가 높은 병원의 임상정보와 다수의 공공기관 데이터간 결합이 가능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동안 추적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던 환자의 건강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연구기간과 비용을 단축하고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실사용증거(RWE)를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3법 개정에 따른 가명정보 결합은 잠재된 보건의료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향후 헬스케어 인공지능 등 다양한 연구에 큰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한 가명정보 결합이라는 새로운 길을 내딛는 첫 걸음으로 다수 기관의 정보를 결합해 데이터의 새로운 활용가치를 창출하는 최초의 시도다"면서 “암 환자에게 암 뿐만 아니라 관련 합병증・만성질환까지 종합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예측모델을 통해 장기 생존율을 높이고 기존 의료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도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