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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고를 두려워하는 자율주행
[기자수첩] 사고를 두려워하는 자율주행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06.09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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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요즘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은 단연 자율주행과 전기차가 아닌가 싶다.

특히 자율주행은 각종 교통설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목적지 도착을 유도하고 안전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통신기술의 중요성이 절대적인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개최한 ‘제1차 자율주행 교통물류 기본계획’ 공청회는 자율주행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산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자율주행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꿈꾸는, 혹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율주행은 사람이 차에 탄 후 가고 싶은 곳 어디든 목적지만 찍으면 알아서 그곳에 도착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정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려면 갖춰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사람이 가고 싶은 곳’이 아닌, ‘자동차가 알고 있는 곳’을 가는 것, 딱 그 정도다. 자동차가 알고 있는 곳이란, 충분한 데이터가 쌓인 지점이라는 의미다.

자율주행 데이터를 충분히 쌓을 수 있는 지점은 아마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정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는 전국에 6군데 정도다. 전국단위 자율주행은 언감생심이다.

그나마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 빅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지만, 이 데이터들은 거의 쓸모 없는 데이터라는 게 의미심장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한 기술수준의 자율주행차가 같은 지역을 뱅뱅 돌아 수집할 데이터들이 뭐 그리 특별할까 싶다.

진짜 필요한 데이터는 ‘사고 데이터’라는 지적에 십분 공감한다.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하는 이유도 사고를 내지 않기 위함인데 정작 사고 데이터는 수집할 수가 없다니, 여기에서 자율주행의 모순된 상황이 발생한다.

사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자율주행차가 일부러 사고를 낼 수 없는 노릇이다. 정말 피치 못할 상황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고 치자. 국민들이 자율주행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만 한없이 증폭될 것이 뻔하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다간 투자 기업, 기관 등에 큰 오점이 될 수밖에 없다. 사고가 나지 않을, 최대한 안전한 도로만 선택해 테스트하는 게 신상에 이롭다.

결국, 사고 상황은 접해본 적도 없는 ‘해맑은’ 자율주행차만 양산되는 것이 아닐까. 그간 발생했던 교통사고 데이터를 자율주행차에 입력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가도, 애초에 자율주행차가 인식할 수 있을 만한 사고 데이터란 것이 축적돼 있는지도 의문이다.

알면 알수록,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멀게만 느껴지는 자율주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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