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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신선에도 불이 난다?
[기자수첩] 통신선에도 불이 난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06.23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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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KT 아현지사 화재가 발생한 지 어느덧 3년여가 지났다.

각종 통신선을 지하를 통해 연결하기 위한 갱도인 통신구에 불이 난 사건으로, 당시 소방당국의 발표로는 대형 화재가 아니라곤 했지만 지역 일대 통신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직간접적인 경제적 피해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 안타까운 것은 지금까지도 그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원인을 모르니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없다. 즉,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화재가 발생한 곳에 인화성 물질이 있었다면 답은 금방 나왔을 테지만 화재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통신선이 대부분이다. 통신선이라함은 광케이블, UTP케이블 등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정말 통신 케이블은 화재와 상관이 없을까. 최근 취재차 만난 통합배선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PoE(Power over Ethernet) 기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PoE는 통신 케이블에 전력까지 실어보내는 기술로, 기기에 별도의 전원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돼 매우 편리하다고 한다. 즉, 랜선만 꽂으면 전원이 들어온다는 얘기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가 갈수록 늘어가다 보니 PoE 기능을 탑재하는 기기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요, 덩달아 PoE 기능은 더 많은 기기를 지원하기 위해 지원하는 전력량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란다. 무언가 느낌이 쎄하지 않은가.

표준규격을 준수하는 PoE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불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케이블이 손상됐거나 잘못된 시공이 가해졌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필자가 계속 미심쩍어 하자 관계자는 동영상을 하나 틀어줬다. 네트워크장비에 랜선이 몇 가닥 꽂혀있는 영상이었는데 몇 초가 지나자 정말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것이 아닌가!

전선에 과부하가 실리면 불이 난다는 건 기본 상식일 터다. 통신 케이블이 데이터만 전송하는 것이 아닌 전력까지 전송한다면 이 상식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는 의미 아닐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말의 가능성에 대해 산업계가 너무나도 무관심하다고 한다. PoE 사용이 늘수록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지, 표준규격은 준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동반돼야 하는데,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는 얘기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움직이는 안전불감증에 다름 아니다.

KT 아현지사 화재의 원인이 이 PoE에 의한 것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날고 긴다는 수사기관이 달라붙었음에도 원인을 모르겠다고 했으니, 모르는 건 모르는 것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oE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건 왜일까. 담뱃불씨 하나가 산 하나를 태워 먹을 수도 있는데, 아무렴 랜선 한가닥에 붙은 불이 건물 하나 태우는 것쯤이야.

혹시라도 PoE가 원인이라면? 이 글은 성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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