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 매출액 축소 우려
전기차 배터리 부족도 한몫
[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미래 자동차 산업의 키워드가 전기차에서 자율주행차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신규 사업에서 이 같은 기류가 포착되고 있어 향후 미래차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제31차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가 승인한 미래차 진출 분야 6개사의 신규승인 결과를 살펴보면 자율주행차 신규 사업 계획이 전기차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승인 받은 자동차 부품업체 5개사는 자율주행차 분야로 재편하고, 1개사는 전기차 분야로 진출하는 등 총 6개사가 미래차 분야로 진출하는 사업재편계획을 승인받았다.
특히 자동차용 고무 씰과 범퍼를 생산하던 아이아는 자율차 웨더스트립 안전시스템으로, 차량용 멀티미디어 기기를 생산하던 대성엘텍은 자율차 데이터 저장 시스템으로 사업재편을 승인받았다. 여기에 디젠, 인팩일렉스, 엠씨넥스 등이 가세해 자율주행차 디지털 콕핏, 안테나, 인지 센서 등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기업인 한송네오텍만이 딥러닝 기반 배터리 검사장비 사업으로 재편을 승인받았다.
이 같은 현상은 전기차 위주의 기존 사업재편과 달리 자동차 부품기업들의 관심이 자율주행차로 쏠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5월 열린 제30차 사업재편 승인에서는 자동차 부품업체 14개사가 히트펌프, 모터컨트롤러, 배터리 냉각, 구동모터, 배터리 셀 파우치 필름 등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중심의 사업재편은 제29차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열린 심의에서 유라테크, 삼보모터스, 지엠비코리아, 우정HNC 등 12개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부품 제조 계획을 구체화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부품업체들의 단기적인 매출 축소 우려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약 37% 적은데다가 구조도 단순하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사업재편 목록에 전기차 부품을 넣기에는 부담일 것”이라며 “특히 최근 일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보릿고개’ 현상으로 인해 전기차 출시가 늦어지면서 영세한 부품업체들은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수는 늘어난 반면 중소 부품업체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616개였던 중소업체는 2020년에 478개를 기록했다. 5년간 138개사가 사라진 것이다.
특히 이 관계자는 “산업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없는 부품업체들이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가지고 자율주행차 시장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