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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정한 공공 사업 첫걸음은 공정 입찰
[기자수첩] 공정한 공공 사업 첫걸음은 공정 입찰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1.07.26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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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 기자.
박광하 기자.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각종 공공사업은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추진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해당 공공사업은 공정한 경쟁을 실시함으로써 절차적 정당성을 충족해야 하고, 실체적으로는 사업의 목적과 규모에 맞도록 이뤄져야 함이 마땅하다.

공공사업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절차적·실체적 정당성을 위반하는 데서 비롯되는 게 아닌가 싶다.

절차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특정 업체들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봉쇄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발주하지 않고 국제입찰을 하거나, 규격가격 동시입찰을 실시하는 사업들이 그렇다.

국제입찰 실시 조건이 명확히 규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국제입찰을 강행하다가 공고 자체가 취소된 사업들이 적지 않다.

또한, 조달청 훈령인 조달청 내자구매업무 처리규정 제21조 제1항에 따르면, 조달청은 조달요청서를 받은 다음 다수의 제조자가 생산·설치해야 하거나 기술적으로 복잡해 품질·성능보장이 특별히 고려돼야 하는 등 계약의 목적·성질상 규격가격동시입찰이 필요할 경우 구매결의 전에 수요기관과 협의해 이를 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공개경쟁입찰로 발주하더라도 무방한 사업들에 대해, 이처럼 수급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과는 거리가 먼 것일터다.

한편,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지원을 위한 다양한 판로지원제도를 이용해 입찰 참가를 제한하는 사업들의 경우 외견상 정당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입찰 참가 제한 입찰에서 실체적인 부분을 살펴봤을 때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사업들이 눈에 띈다.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이 지난 5월 발주한 '공연장 모니터 스피커 및 파워앰프 구매설치' 사업이 그렇다.

광주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문화회관 정도의 규모에서 사용될 스피커·앰프라면 국내 방송장비 제조 기업들이 다양한 사양의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이들 국내 기업들이 설계·제조한 방송장비들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다수 채택·사용됐으며, 행사의 성공적 개최에 이바지하는 등 그 성능을 대·내외적으로 입증키도 했다.

그런데, 문화회관은 이상하게도 구매 스피커 및 앰프를 전량 외국산으로 납품 받았다. 외산 장비가 납품된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하는 국산 제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된 해당 사업에서, 5개 업체를 추천한 전자산업협동조합은 "확인 결과 해당 사업에서 규격서 스펙을 만족하는 국산 제품이 없어 부득이하게 외산 장비가 납품된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정말 그런가?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예술회관 등 국가적인 문화예술공연시설에서도 국산 영상·음향 장비가 사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교육청 산하 기관에서 특별한 목적으로 세계 정상급의 초고성능 방송장비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장비가 반드시 필요한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국산 장비로도 사업의 규모와 목적을 만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이 낸 세금을 국내 기업이 아닌 외국 기업에 줄 필요가 있을까.

방송장비 설계·구축을 수행하는 기업들은 "해당 사업의 규격서에 대해 사전규격공개 당시부터 이의가 제기됐지만 문화회관이 이 같은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절차적 정당성이란 외관을 꾸몄다고 하더라도 사업의 목적과 규모에 맞지 않는다면, 해당 공공사업의 정당성은 내·외적으로 인정받기 어렵게 될 것이다.

적정한 설계라는 개념에서 국산장비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공공사업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발주기관들이 사업을 추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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