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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늙음이 벌은 아니지만 
[창가에서] 늙음이 벌은 아니지만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1.08.16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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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논설위원.
이민규 논설위원.

[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미국의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Theodore Roethke)가 남긴 명언이다. 이 말은 2012년 개봉한 영화 ‘은교’에 나오는 대사로도 유명하다. 

노화는 인간 생로병사의 일부분이요, 자연의 섭리다. 모든 생명체가 나이를 먹듯 국가인프라와 공공건축물, 정보통신설비도 낡고 고장이 나는 것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국토교통부 고시인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기본계획(2018~2022)’에 따르면 준공 후 30년이 경과한 노후 SOC의 비중은 지난 2016년 약 10.3%였으나 2026년에는 21.4%로, 2036년엔 44.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OC의 노후화 및 품질저하는 교통정체로 인한 물류비용 증가, 각종 안전사고 발생 등 경제·사회적으로 숱한 문제를 낳는다. 이는 국가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과 유지관리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공공 건축물의 노후화 추이도 주목할만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공 건축물 21만6823동(2019년 기준) 중 지어진 지 30년 이상 경과한 것은 전체의 23.2%에 달한다. 더욱이 오는 2029년에는 전체 공공 건축물의 43.3%가 노후건물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존 국가 인프라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킨 ‘지능형 SOC’ 구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능형 SOC’를 효과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기반시설의 기능을 되살리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노후 건축물의 정보통신망 개선에 대한 중장기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구내통신망은 정보통신서비스의 최종 구간인 ‘라스트 마일(last mile)’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중요성을 지닌다. 성능이 뛰어난 구내통신망을 구축해야만 진정한 스마트 융합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가인터넷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건물 내에 적정 성능의 광케이블이나 UTP 케이블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2000년대 초반 이전에 지어진 건물의 경우 성능이 낮은 UTP Cat.5 이하의 랜 케이블로 구내통신망이 구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후건물 정보통신설비의 고도화를 위한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체계적인 유지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일정규모 이상의 아파트에 정보통신기술자 배치를 의무화하는 등 구내통신설비의 체계적 유지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만드는 일이 절실해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아파트 단지에서 ICT분야의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구내통신설비 유지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전문가에게 일을 맡기다 보니 정보통신설비에 긴급장애가 발생해도 신속하게 대처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통신 강국을 자처하는 ICT코리아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늙음이 벌은 아니지만 노후 건축물의 정보통신설비를 그대로 방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첨단 ICT로 건축물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멋진 세상에 살고 있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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