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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칼럼]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채수찬칼럼]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1.11.07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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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 • 경제학자 • 카이스트 교수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경제학자들은 보통 '어디에 투자할 것인 가'하고 묻지도 않고 조언도 하지 않는다. 이는 경제학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 학자들도 투자를 선택하는 의사결정자가 되면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투 자는 투자재를 구매하는 행위를 지칭하지만,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투자는 일반사람들이 얘기하는 투자, 곧 수익을 내기 위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구입하는 행위다. 투자는 세상을 바꾸고 개인의 미래를 바꾼다.

사실 투자의 방향에 대한 판단도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학의 틀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결정되는데 수요가 결정적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공급이 변화를 주도한다. 공급의 뒤에는 기술 변화가 있다. 기술발전은 인간이 더 효율적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인간은 도구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도구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좌우한다. 도구의 사용은 육체노 동의 감소를 가져온다. 역사상 노예제도의 폐지는 기계의 사용이 그 배경에 있었고, 여성이 가사노동으로 부터 해방되는 과정에는 가전제품의 발전이 있다.

최근의 기술발전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은 IT기술의 발전이다. 전자공학의 발전에 따른 통신수단과 계산능력의 확대는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IT기술은 앞으로도 더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IT시대는 끝났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인공지능 등 데이터 활용 기술에 혁신이 일어나 IT 전성기는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 같은 혁신을 주도하는 IT 하드웨어 업체에 대한 투자는 아직도 유효한 선택이다. 한국에는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별로 없지만, 전세계적으로는 IT 소프트 웨어 회사들이 강세다. 일반사람들에게는 소비자를 고객으로 하는 이른바 B2C 회사들이 잘 알려져 있지만,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이른바 B2B 회사들 중에 더 잘 나가는 회사들이 많다. 소프트웨어 기술 보다는 혁 신적 아이디어로 성공한 기업들 중에 PC나 스마트폰 앱을 매개로 하는 기업들이 많다. 페이스북 같은 SNS 기업,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 기업,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온라인 주문 판매 기업이 그 대표적인 예다. SNS나 검색엔진과 달리 온라인 주문 판매 기업은 제품의 종류에 따라 고유의 영역을 일군 회사들도 많다. 비상장 회사로서 최근에 급성장하고 있는 식품업체 마켓컬리, 실내장식업체 오늘의 집 등이 그 예다.

IT기술로 만들어진 투기의 대상으로 암호화폐가 있다.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전혀 없어 순수한 거품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젊은이들의 투자목록에 필수항목으로 들어가 있는 걸 보면 이 거품은 상당기 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T아닌 과학기술기반 투자대상 업종으로 바이오텍 분야를 들 수 있다. 고령화의 진전과 감염병 빈발 때 문에 장기적 수요가 확실한 분야다. 최근 분자생물학 기반의 바이오 기술이 상당히 진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분야의 발전은 IT분야의 발전속도에 비하면 매우 더디고 성공까지 가는 여정도 길어서 일 반인들이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한국에는 투자를 권하고 싶은 바이오텍 기업이 아직 없다.

기술발전에 따른 노동 소요의 감소로 사람들의 여가 시간이 늘었다. 이로 인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이 융성하고 있다. 한국의 K-팝과 K-드라마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와 같은 기업은 하루아침에 성공한 게 아니고 상당한 시간을 두고 성장한 회사이며 지속가능한 저력이 있다.

필자는 최근에 앱 기반 플랫폼 기업의 주식을 샀다. 여러 영역으로 확장가능성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주가변동에 신경 쓰지 않고 십년쯤 묻어두고 있을 생각이다. 그런데 아내에게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위사람들이 필자에게 투자에 대해 물어볼 때면 경제학자가 말하는 것과 반대로 투자하라고 얘기한다. 사실 그동안 한국의 부동산 추이를 보면 항상 그녀의 예측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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