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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장비 제조 중기 "반도체 부족해 생산 차질 심각"
정보통신장비 제조 중기 "반도체 부족해 생산 차질 심각"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1.12.20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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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부품 수급 곤란에
가격 폭등까지 '이중고'

고부가가치 비메모리 반도체
국내 생산 생태계 구축 제안
반도체 등 전자 부품 공급 부족으로 국내 ICT 장비 제조 중소기업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현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등 전자 부품 공급 부족으로 국내 ICT 장비 제조 중소기업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현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제품 생산이 어렵다!" 국내 정보통신 장비 제조 중소기업들의 아우성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반도체 공급이 불안정해 제품 생산에 곤란을 겪는 기업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은 부품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반도체 생산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부품 공급 기다릴 수밖에 없어

정보보호 제품을 생산하는 A사는 보안 기능을 탑재한 무선랜액세스포인트(AP) 장비를 제조하고 있으나,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반도체 부품인 SoC(System on Chip)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A사는 해당 부품 가격이 상승한 것도 문제지만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내년도 사업이 우려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타사의 SoC 제품으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제조사 제품마다 제공하는 기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SoC를 기판에 장착하려고 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들여 기판 설계부터 펌웨어 소프트웨어까지 모조리 바꿔야 해서다.

제품의 사양이 변동될 경우 각종 인증도 다시 받아야 하는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인증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또한 부담이 된다는 게 A사의 설명이다.

방송장비를 제조하는 수도권 소재 기업 B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상·음향 장비가 디지털화되면서 장비에 쓰이는 칩셋이 늘어난 반면, 수급은 불안정한 까닭이다.

B사 관계자는 통화에서 "메모리는 수급이 양호한 편이지만 비메모리 부품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며 "이러다가 비축해 둔 부품까지 소진되고 나면, 주문이 들어오는데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최근 이더넷 기반으로 작동하는 방송장비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들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들의 전자 부품 사용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부품 품귀로 인한 가격 상승폭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왔다.

네트워크 장비 제조기업 C사 대표이사는 "물가 상승이나 공급 부족 등의 사정은 알고 있지만, 몇몇 부품의 경우에는 가격이 대폭 오르기도 했다"며 "부품 공급망 불안정이 가격 폭등이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 전망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부품 부족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CNBC는 리사 수 AMD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코드 컨퍼런스에서 전 세계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빠르면 2022년 하반기쯤 완화될 것이라는 발언을 보도했다.

리사 수 CEO는 "최근 공급 이슈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새 공장을 짓는 데 최소 18개월에서 최대 24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급 부족이 2024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반도체 부품 공급 현상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 간 인수합병과 생산 설비 증대 등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것이 현 사태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인텔, TSMC 등 세계 반도체 제조 회사들 또한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품 생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렇듯 반도체 등 전자 부품 생산 기업들이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는, 생산 시설 확충에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바탕이 되고 있다.

생산 공장 부지 마련부터 부품 생산에 필수적인 정밀 설비 구입까지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다.

대규모의 비용을 투입해 반도체 등 전자 부품 생산을 확대했는데, 부품 부족 사태가 빠르게 해소될 경우에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생산 기업들이 생산공장 확대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부품 국내 직접 생산 필요

국내 중소 ICT 장비 제조기업들은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부족한 전자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인 인적·물적 인프라를 투입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은 부품 판매처만 바라보는 처지"라고 말한다.

부품 공급을 기다리는 모습이 비가 내리면 농사를 짓는 '천수답'과 비슷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들 기업은 전자 부품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고부가가치 전자 부품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물론, 정부도 반도체 산업 육성·발전 정책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정부가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민간 기업과 함께 2030년까지 510조원 이상을 투입해 반도체 공급망인 'K-반도체 벨트'를 국내 구축한다는 것이다.

ICT 장비 제조 기업들은 정부가 세제 혜택 강화 등으로 K-반도체 벨트 구축을 더욱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등 전자 부품 설계 역량을 갖춘 팹리스 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등 외산 의존도가 높은 전자 부품의 국산화가 이뤄져야만, 전자 부품 공급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수요기업과 팹리스가 연계한 공동 R&D 과제를 지속 발굴, 2029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R&D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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