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패션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19세기 재봉틀의 발명으로 시작된 패션과 기술의 만남은 3D프린팅, 로봇, 가상현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과 결합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첨단기술을 보유한 ICT 기업과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은 가장 일반적인 패션테크라고 평가하고 있다.
ICT 기업이 기술과 디바이스의 고도화에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의 경험과 만족도를 높이는 패션 디자인을 내놓기는 쉽지 않고, 유면 디자이너 브랜드가 자체적인 R&D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기란 더욱 어렵다. 이들의 콜라보레이션은 서로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가장 빠르고 이상적인 결합인 셈이다.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메타패션 제작발표회에서도 이 같은 양상을 보였다.
김보민 디자이너는 유엔의 지속가능개발 목표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황이슬 디자이너는 과거 복식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한 콘셉트를 선보였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가수 라비와 전통 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디자이너로서 인지도를 얻고 있는 이들의 작품은 그 자체로도 패션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패션테크로의 접근을 가능케 한 것은 ICT가 접목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이 디자인한 작품들은 가상의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클로버추얼패션이 기술 지원을 맡았고. KT가 메타패션 유통 플랫폼을 구축해 배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의 패션쇼는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동선에 초대된 바이어와 셀럽에 의해 성패가 가늠됐다.
그러나 짧은 시간동안 바쁘게 움직이는 모델 틈 사이에서 디자이너가 표현하고자 하는 콘셉트를 읽기란 쉽지 않은 법. 더욱이 일반인의 시선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2016년 런던패션위크에서 선보인 Martine Jarlgaard Lodon의 쇼는 혼합현실(MR)을 단순한 흥미 위주의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 아닌 패션과 기술의 융합 지평을 넓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포브스는 “소비자와 모델의 간극을 좁힌 Martine Jarlgaard의 시도는 당사 의류 제품 판매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패션과 ICT의 만남은 수많은 시도를 해왔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보이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시작했다. 이번 메타패션 제작발표회도 변화의 물꼬를 트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패션과 ICT의 만남은 일회성 도구가 아닌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생존의 도구로 간주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패션산업이라는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을 ICT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접근성을 높여주는, 그리고 그들을 대상으로한 지속적인 마케팅 도구로 역할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