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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넷플릭스, 망 이용대가 "내라" vs "못낸다"
SKB-넷플릭스, 망 이용대가 "내라" vs "못낸다"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2.06.16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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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대가 무정산 방식
묵시적 합의 여부에 대립각

넷플릭스 "처음부터 합의"
SKB "당연히 유상이 원칙"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에 관한 극명한 입장 차이로 소송 중에 있다. 양측은 이용대가에 대해 무정산 방식을 묵시적으로 합의했는지 여부에 대한 해석을 두고 여론전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SKB와 망 이용대가를 무정산 방식으로 묵시적 합의를 했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인터넷 시장에서 존재하는 피어링(peering) 관계 중 절대다수는 무정산, 즉 서로 아무런 대가 지불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피어링이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끼리 서로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트래픽을 교환하는 것을 뜻한다.

넷플릭스는 SKB와 2016년 1월경 미국의 시애틀에 있는 IXP(Internet eXchange Point)인 SIX(Seattle Internet Exchange)에서 무정산 피어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IXP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간의 인터넷트래픽을 원활하게 소통시키기 위한 연동서비스를 의미한다. 넷플릭스는 만약 SKB가 '망 이용대가를 반드시 지급받아야 연결한다'는 의사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면 최초 연결 시 대가 지급이 없는 '무정산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기존의 무정산 피어링 관계를 강화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B는 최초 연결 시 오픈커넥트(Open Connect) 연결이 '무정산 방식'임을 잘 알면서도 이를 선택했으며, 이후 피어링하는 지점을 추가 개설하거나 피어링 지점의 용량을 증설하는 등 기존의 무정산 피어링 관계를 강화하기까지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픈 커넥트는 2011년 개발한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달 네트워크(CDN)다.

결국, SKB가 넷플릭스와 무정산 방식으로 묵시적 합의를 했고 이를 위한 후속 행위를 일관되게 해왔다는 것이다. 법원에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넷플릭스에 채무부존재확인 인용 결정을 하게 된다.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반대로, SKB는 넷플릭스와 무정산 방식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SKB는 자사가 제공하는 인터넷 전용회선 서비스가 상행위로서 당연히 유상이 원칙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양사가 명시적인 계약 체결 없이 유상의 서비스를 무제한·무기한·무조건적으로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는 것은 상행위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B는 2015년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 협상을 시작할 때부터 줄곧 CP인 넷플릭스가 SKB에게 망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하지만 양사의 입장 차이로 협상이 무산되자 넷플릭스는 2016년 1월부터 SKB와 별도 합의 없이 SIX를 통해 일방적으로 트래픽을 소통시켰다고 주장했다.

SKB는 이러한 사실을 사후에 알게 됐다는 점도 밝혔다.

2018년 5월 SKB와 넷플릭스는 증가하는 트래픽을 일반망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공통 고객인 최종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연결지점 및 방식을 미국의 SIX보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일본의 BBIX로 변경하되, 입장 차이가 큰 망 이용대가 정산 논의는 추가 협의사항(Open Issue)으로 남겨뒀다고도 말했다. 무정산을 묵시적으로 합의한 바 없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또 다른 정황을 제시한 것이다.

SKB는 만약 양사가 대가 선결에 집착했다면 최종이용자에게 엄청난 피해가 갈 것이 명확했기 때문에 일단 연결방식에 대해서만 합의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가 정산 문제에 대한 합의를 미루고 서비스나 권리를 먼저 이용하게 하는 변호사 보수, 저작물·콘텐츠 이용료 등의 사례들도 언급했다.

법원이 SKB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넷플릭스에 대해 부당이득반환 결정을 내리게 된다.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산업계와 법조계에서는 넷플릭스에 의해 트래픽 폭증이 일어난 만큼 넷플릭스가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수익자·원인자부담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만약,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면, 앞으로 OTT 서비스 사업자 누구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폭증 트래픽에 대응해 망 증설 등의 관리는 SKB 등 ISP의 오롯한 책임이 된다. 이는 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업계와 법조계의 이야기다.

아울러, SKB가 트래픽 폭증 가능성을 넉넉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면, 이는 SKB 주주에 대한 배임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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