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마트시티라 쓰고 인공지능이라 읽는다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3일부터 5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SCE 2024)’가 개최됐다.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행사이거니와 그동안 직접 취재를 해오다보니 올해는 어떤 모습일지 머릿속에 훤히 그려지기도 했다. 뻔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올해의 ‘WSCE 2024’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여러 지자체들과 기업들이 전시한 제품과 서비스가 ‘제법 쓸만한데?’ 싶은 것들이 즐비했다.
갈피를 못 잡던 스마트시티가 드디어 가려운 곳을 긁은 느낌이랄까. 무엇이 가려운 곳을 긁었을까 곰곰이 따져보니, 인공지능(AI)이었다!
그간 스마트시티는 공급자 중심의 사업이었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로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서비스의 사용 주체인 일반 시민 입장에서 ‘이걸 굳이 왜 하나?’라는 의문부호를 남기며 점차 힘을 잃어 간 서비스가 한둘이 아니다.
이쯤되면, 시민들이 원하던 서비스는 애초에 AI 없이는 구현하기 힘든 것들이지 않았을까. 2년 전 혜성처럼 등장한 생성형AI가 스마트시티 수요와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모양새다. 스마트시티가 ‘하려던 것’과 AI가 ‘할 수 있는 것’, 시민이 ‘원하는 것’이 시너지를 일으켰다.
AI의 핵심은 데이터다. AI를 적용했다고 많은 분야에서 강조하고 있지만 뜯어보면 ‘자동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가 많다. 쌓을 만한 데이터가 없을 때가 그렇다.
하지만 도시는 데이터 그 자체다. 하루 수십만에 이르는 유동 인구, 그에 준하는 교통 현황, 미세먼지 등의 환경 데이터, 상권에서 소비되는 돈의 흐름 등 시시각각 변하는 거대한 데이터들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가치를 뽑아내는 데 AI만 한 도구가 없다.
이번 행사의 컨퍼런스에서 한 연사가 발표한 내용이 백미다. 머지않은 미래에 줄을 서지 않는 공항이 실현될 것이란다.
AI가 이용객 한명 한명을 하나의 데이터로 인식해 데이터의 흐름이 원활하도록 탑승 게이트의 위치를 바꿔주거나, 면세점의 품목을 바꿔주거나, 보안요원들의 인원수나 배치를 유연하게 조정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솔루션을 그대로 도시에 적용한다면? 교통체증 없는 도시의 실현도 꿈이 아니다.
u시티 시절부터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에 이른 스마트시티다. AI를 발판삼아 스마트시티도 새로운 챕터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 이른바 ‘AI시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