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조업 변곡점 ‘3D프린팅’에 쏠린 눈

2025-08-04     김연균 기자

[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제조업이 새로운 변곡점을 만났다.

전문가들은 20세기 후반부터 부가가치 창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세계은행과 OECD 등 글로벌 기관의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에 따르면 전체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997년 18.9%에서 2021년 16.6%까지 떨어진 바 있다. 미국은 같은 기간 전체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6.1%에서 10.7%로 하락했고, 대표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 일본, 중국에서도 GDP에서의 제조업 비중은 하락 추세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다. 1988년 27.6%를 차지하던 제조업이 2021년에는 25.5%로 줄어 들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산업공동화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산업공동화는 원래 도시경제학에서 도시가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인구와 산업이 주변부로 이동하고 중심부가 비게 되는 현상을 가리켰다. 나아가 한 산업을 구성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지역 혹은 국가로 이동함으로써 원래 지역거점산업이 점차 소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 입장에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자국 경제에 우려스러운 현상을 낳게 한다.

일각의 의견을 빌리자면 산업공동화 현상으로 국내 고용이 감소하고, 기술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중산층 일자리가 사라지고, 부의 일부가 상위 그룹에만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고, 저임금 일자리 종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제조업이 변곡점을 만났다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불안정한 공급망’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공급망 대란으로 인한 피해를 절감하고 있고, 향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가 전 세계 800명 이상의 제조업 결정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조업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7%의 제조업체가 2020년 이후 공급망 차질을 실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9%는 공급망 대란으로 인한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까닭일까. 제조 기업들의 움직임이 바뀌고 있다.

인건비, 단가를 맞추기 위해 중국, 베트남 등으로 나갔던 기업들이 자국으로 복귀하면서 오프쇼어링 현상이 온쇼어링으로 변화 중이다. 여기에 각국들이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기업의 이동을 자극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통적인 제조방식에서 벗어난 제조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3D프린팅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기술이라 불린다.

3D프린팅은 디지털 데이터로 설계된 모델을 출력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신속한 프로토타입 개발과 피드백 반영으로 시장요구에 즉각적 대응이 가능하고, 고정비 절감, 재고 감축, 실시간 생산에 따른 원가 절감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 최적화’가 3D프린팅의 장점이다. 과거에는 고가의 제품만이 고객 맞춤으로 제작됐다면 3D프린팅은 일반 소비재 제품의 고객 맞춤식 대응이 가능하다.

다만 국내 3D프린팅 산업이 경제의 한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간략히 글로벌 수준과의 기술 격차와 한정적인 활용 분야 등은 해결해야 한다. 업계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데에는 전문인력 양성, R&D 기반의 연구단계 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