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매체 ‘래플러’ CEO
특별 초청 강연 열려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팩트와 민주주의가 수호되기 위해서는 기술과 법제화, 강력한 연대 구축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필리핀 언론인인 마리아 레사가 20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새로운 시대의 저널리즘과 시대정신' 주제의 특별 강연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마리아 레사는 필리핀 온라인 뉴스 매체 래플러 CEO인 마리아 레사는 거짓 정보와 가짜 뉴스에 맞선 용기 있는 행보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레사는 마리아 레사는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미국·필리핀 이중국적으로 CNN 마닐라·자카르타 지국장을 지냈다. 1980년대 중반부터 30년 넘게 탐사 전문 기자로 활동했고, 2012년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Rappler)를 창립했다. 레사는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 세계적 논란을 일으킨 '마약과 전쟁'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마리아 레사는 이 자리에서 “거짓말도 반복하면 팩트로 바뀐다”며 유튜버와 가짜 SNS 계정을 통한 가짜뉴스 배포 방식의 바텀업 공격과 기성 미디어의 기사화, 정치권의 확인 사살 등 탑다운 공격의 합작을 통해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는 과정을 자신을 범죄자로 둔갑시켰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팩트가 없으면 진실이 없어지고, 진실이 없으면 신뢰가 없어지고, 신뢰가 없으면 공유된 현실이 사라지고, 이렇게 되면 실존적 문제에 대해 대응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레사는 “이것이 언론의 탓은 아니다. 거짓 정보를 유통하는 기술플랫폼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페이스북, 유튜브 등 기술플랫폼들이 팩트의 게이트키퍼가 돼 정보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분노와 혐오가 점철된 가짜뉴스가 지루한 진실보다 6배 빠르게 유통된다. 기술플랫폼들은 돈과 권력으로 인해 뉴스 유통을 조종, 조작하는 감시자본주의를 만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나보다도 나의 사고를 더 잘 파악하고 있는 데이터플랫폼이 이를 통해 서로를 배제시키고 나의 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레사는 언론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안으로 장기적으로 교육, 중기적으로 플랫폼의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법규 마련을 들었다.
단기적 대안으로는 데이터 기반의 4단계 커뮤니티다. 1단계로 언론사 연계를 통한 팩트체킹과 SNS 유포, 2단계 시민사회와 기업, 교회 등 단체를 통한 팩트 공유, 3단계 팩트 기사로 인한 수혜‧비수혜 세력 및 조작 여부 분석, 4단계 법조인들의 참여다.
그는 “6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3개월 전 21개 사건을 전략전술적으로 소송 걸었다 굉장히 잘 작동되고 있다. 데이터 기반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의 신념은 언론인 윤리기준과 인간의 보편적 기본적 법, 권리에서 시작한다”며 “현재의 흐름이 유지된다면 2년 내 민주주의는 와해될 것”이라며 “2년 안에 평생 감옥 안에서 지내게 될 수도 있지만, 나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기술플랫폼에 의한 페이지뷰 기반의 수익구조로 인한 쓰레기 뉴스 양산 문제와 언론사의 비즈니스 모델 발굴 어려움에 대해 “어려운 시대지만, 창의적인 파괴의 시대다. 원한다면 스스로 개척하는 방법이 있다”며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한 연대 자금조달 등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