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확대 비중은 증가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고금리·고환율과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내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아직 내년도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 중에서는 내년 투자 확대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관측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5.0%가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49.7%) 또는 ‘투자 계획이 없다’(5.3%)고 답했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45.0%)을 대상으로 내년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61.0%로 가장 많았으며, ‘올해보다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28.8%로 ‘축소할 것’(10.2%)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투자 계획이 미정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대비 11.7%포인트(p) 증가했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 투자 확대 응답기업의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15.3%p 증가했으며, 축소 응답기업의 비중은 9.0%p 감소했다.
한경협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를 미루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지만, 그럼에도 지난해보다는 많은 기업들이 자사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변화 대비를 위해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내년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주요 이유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7.3%)를 꼽았다. 그 외 ‘내년 경제전망 양호’(25.5%), ‘업황 개선 기대감’(15.7%),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7.8%) 등을 지목했다.
반면, 내년도 투자 축소를 계획하거나,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은 그 이유로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 상승 리스크 확대’(26.6%),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14.3%) 등을 꼽았다.
내년 기업 투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 요인은 ‘고금리 지속’(33.6%)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고환율·고물가 지속’(24.2%), ‘글로벌 경기 둔화’(21.6%), ‘민간부채 위험’(9.4%) 순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투자심리를 확실히 반전시킬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개선을 지속하는 한편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금융·세제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