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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광장] 바둑으로부터 배우는 인간과 AI 공존 노하우
[ICT광장] 바둑으로부터 배우는 인간과 AI 공존 노하우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3.12.21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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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정보통신기술사

세광티이씨 전무
둔촌재건축 정보통신총괄감리단장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인간은 AI를 당해 내기 어렵다. 인간과 AI 사이엔 너무나 불평등한 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 받은 1.4Kg 중량의 두뇌가 기억, 계산, 학습, 추론, 창의, 감성처리 등의 모든 일을 하는데 일단 타고나면 능력은 그다지 확장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AI의 능력은 거의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병렬처리 기법에 의해서 계산 처리속도가 증가하고 있고, 클라우드 방식에 의해서 기억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그것에 덧붙혀 효율적인 AI 알고리즘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불공정한 게임이 계속되면 결과는 명약관화하다. AI가 체스와 퀴즈를 정복하는데 각각 30년과 7년이 걸렸다. 그러나 2016년 알파고의 등장은 난공불락의 성처럼 인식되었던 바둑도 예외일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AI를 대중의 관심권으로 끌고 온 것은 2016년 3월 구글의 알파고 AI 기사와 세계 정상급 기사 이세돌 9단과의 바둑 시합이었다. 승부가 알파고의 3선승으로 판가름나자, 전세계 바둑계는 물론이고 일반인까지 충격을 넘어 전율을 느꼈다.

인간과 AI 간의 바둑대결이라는 역사적 이벤트가 벌어진 지 7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AI가 인간 기사들과의 경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 이후 바둑계의 변화를 살펴보면, 앞으로 사회 전분야에 쓰나미 처럼 몰려올 AI 세상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AI에 의해 제일 먼저 정복된 바둑계가 AI와 어떻게 경쟁하고 공생해 나가는지 지켜보는 것 자체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앞으로 바둑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 7년 동안을 되돌아보면 바둑계는 AI와 공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인간 기사들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전략에 따라 AI기사의 취약점은 이용하고, AI기사의 장점을 배운다.

AI기사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에서 승리하던 날, 많은 사람이 한 가지를 궁금해했다. ‘알파고는 왜 손이 없을까?’ 당시 언론들도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허사비스에게 왜 로봇팔을 만들어주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바둑의 수를 계산하는 것보다 바둑판 위에 바둑돌을 올려놓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어려운 기술이다.” 우리가 손쉽게 하는 많은 행동을 AI가 따라 하기란 어렵다.

2023년 2월 세계 최고 수준의 오픈소스 바둑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 카타고를 인간이 꺾었다. 최고의 프로기사가 2점을 접고도 이기지 못하는 AI 기사를 어떻게 아마추어가 그냥 두어서 이길 수가 있었을까? 승리의 주인공 FAR AI의 인턴 연구원 켈린 펠린은 정공법 대신에 일종의 ‘꼼수 전략’으로 카타고를 함정에 빠뜨렸다. ‘신의 경지’에 이른 AI가 놀랄 만큼 멍청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의 AI는 기존의 사례를 학습, 패턴을 분석해 판단을 해 가는데, 기존의 학습 패턴과 전혀 다른 패턴이 나오면 AI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AI로부터 다른 영역보다 앞서 그리고 엄청난 규모로 충격을 받았던 바둑계가 밟아온 길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AI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관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있는데 창의성, 공감능력, 직관력 등이다. 수준 높은 AI 바둑 프로그램의 등장은 프로기사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숙제를 불러왔다. 프로기사를 뛰어넘는 AI기사가 등장하면서 프로기사 고유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해졌다. AI 시대의 프로기사들이 생존해나가기 위해서는 인간 고유의 온기와 감성 등 인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야 할 것이다.

AI가 세상을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들이 생존해나가기 위해서는 AI를 수단으로 장악해 인간들의 창의력과 직관력을 높이고 효율적 대안을 찾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최선의 대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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