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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경제, 도약과 저성장의 ‘갈림길’
2024년 한국경제, 도약과 저성장의 ‘갈림길’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3.12.27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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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2.1% 전망
물가상승, 긴축 장기화 발목

상반기 빠른 반등은 어려워
하반기 이후 수출 개선, 회복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대학교수와 공공·민간연구소의 연구위원 등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 90명이 내다본 2024년 한국경제와 우리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청룡의 해(갑진년)인 내년 우리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해내거나, 중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는 갈림길에 서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경제 키워드 ‘용문점액’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1일 발표한 ‘2024년 경제키워드와 기업환경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기로’, ‘용문점액’, ‘살얼음판’, ‘변곡점’ 등을 꼽았다.

이 중 ‘용문점액’은 우리 경제를 중국 황하의 ‘용문’에 빗댄 것이다. 용문에는 물고기가 박차 올라 문을 넘으면 용이 돼 하늘을 날고, 넘지 못하면 문턱에 부딪혀 떠내려가고 만다는 전설이 전한다. 이 이야기처럼, 우리 경제의 중장기 미래가 좌우되는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의미의 ‘고진감래’나 구름이 걷히고 달빛이 나온다는 의미의 ‘운파월래’ 같이 경제회복을 기대하는 의견과 함께 조금만 방심해도 공든 탑이 쉽게 무너진다는 취지로 ‘젠가게임’ 같은 키워드를 제시하는 등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송의영 서강대학교 교수는 “코로나와 고금리로 인해 길었던 경기침체가 내년에는 본격적인 회복세로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 온 뒤 땅’이라는 키워드를 꼽았지만, 여전히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매우 어렵고 먹구름이 잔뜩 껴있다”며 “땅이 굳기도 전에 다시 비가 내리면 진흙탕으로 변하는 것은 한순간이므로, 우리 기업들은 경제환경의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신중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추세 전망 여전히 ‘먹구름’

내년 우리 경제의 경기추세에 대한 전망을 묻는 데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의 48.9%가 ‘U자형의 느린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고 응답했고, 26.7%는 ‘L자형의 상저하저’를 전망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2024년 하반기’(31.1%)나 ‘2025년 상반기’(26.7%)를 꼽은 응답이 많았다. ‘2025년 하반기 이후’(21.1%)로 전망하거나 ‘향후 수년간 기대하기 어렵다’(13.3%)는 응답도 있었다. ‘내년 상반기 이전에 회복할 것’이라 기대한 전문가는 7.8%에 그쳤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주요기관 전망치와 유사한 2.1%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세계경제는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세계경제 성장률의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신관호 고려대학교 교수는 “내년도 수출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국경제의 회복 여부가 불확실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 등의 여건 개선도 불명확해 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년 경기추세 전망. [자료=대한상공회의소]
2024년 경기추세 전망. [자료=대한상공회의소]

가계부채와 통화긴축, 핵심 위협요인

2024년 한국경제가 주의해야 할 대내외 리스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먼저 대외리스크로는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37.8%)가 가장 많이 우려됐고, ‘글로벌 수출경쟁 심화’(36.7%), ‘중국의 저성장’(33.3%) 등 수출무역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뒤따랐다. 이어 ‘고유가 및 높은 원자잿값’(24.4%), ‘고환율 기조 지속’(23.3%), ‘세계경제 블록화 심화’(22.2%) 등에 대한 응답도 있었다.

내년 대외리스크로 가장 많이 꼽힌‘미국 통화긴축 장기화’와 관련해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43.3%)으로 내다본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국내리스크로는 ‘가계부채 심화’(53.3%)가 가장 많이 꼽힌 가운데, ‘부동산 리스크’(33.3%), ‘물가 상승’(32.2%), ‘내수경기 침체’(28.9%) 등 민생 관련 이슈가 주목됐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최근 높아지고 있는 국내 수출 경기 회복 기대감,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 재정정책의 유연성 같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보이고 있으나, 불투명한 중국경제 회복 여부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이외에도 돌발상황 발생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에도 여전히 우리 경제의 완전한 회복 궤도 복귀 가능성은 작아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경제주체들이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위해 정책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 경기 회복 과정에서의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실효성 높은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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