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정보통신)
바로엔기술사사무소 대표
정보통신설비는 현대사회의 필수 인프라 중 하나로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보통신공사의 품질관리와 안전관리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큰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 공동구 화재에 따른 통신망 장애를 비롯해 △KT 부산지사의 라우터 작업 오류에 따른 전국망 장애(2021년 10월) △SK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2022년 10월) △행정전산망 장애에 따른 민원업무 올스톱(2023년 11월) 등 일련의 사건들은 네트워크 품질관리와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무르익으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주요 산업 분야에 융합해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렇지만 해당 현장에 정보통신 관련 전문가가 부재해 각종 통신장비와 네트워크가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거나 안정적인 통신품질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상당수 현장에서는 통신장비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주지하건대, ICT 융합시대에는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체계적 품질관리를 통해 시설물의 안전을 도모하고 고품질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 전문가가 부재해 ICT융합의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오히려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술 발전 트렌드에 따라 현장에 적용하는 기술 수준도 잘 맞추어야 하는데 상당수 현장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데 크고 작은 장벽이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ICT 융합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표준화되고 개방화된 기술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에 다수의 현장에서는 기술의 표준화와 개방을 지향하고 있지만, 일부 정보통신분야는 아직도 특정 기술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폐쇄적인 산업생태계를 형성함으로써 실제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새로운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특정 제품에 얽매이는 폐단을 낳고 있다. 이처럼 구시대적인 방법으로 네트워크 구축공사가 시행되면 고품질 시공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정보통신설비의 품질 및 안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필자는 크게 3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정보통신 서비스의 중단 및 장애다. 정보통신설비의 품질이 저하되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정보통신서비스가 중단되거나 큰 차질이 빚어진다. 이 같은 서비스 장애는 우리 사회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하는 재난 수준의 피해로 이어진다.
둘째, 개인정보 유출 및 해킹에 대한 위험이다. 정보통신설비의 보안이 취약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및 해킹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개인의 권익 침해 및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재난 및 안전사고의 위험이다. 정보통신설비의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재난 및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이는 국민 생활 전 분야에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 정보통신설비 공사에 대한 품질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그동안 여러 정보통신공사 현장에서 정보통신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수행해 왔다. 그렇지만 각종 현장의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위에서 열거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사회 전반에서 정보통신서비스와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ICT전문가의 부재로 기술 발전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거나 정보통신설비 및 네트워크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사례들이 많아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