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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성시대, 지능형 반도체 선점 경쟁 ‘불꽃’
AI 전성시대, 지능형 반도체 선점 경쟁 ‘불꽃’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4.02.08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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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챗봇, AI 대중화 촉발
AI 연산 특화 반도체 중요성↑

기술·공급망 확보 경쟁 심화
오픈AI-삼성·SK 연합 기대감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최근 인공지능(AI)은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에서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상용 서비스 분야에서도 본격 확대되는 추세로, 과거 ‘뜬구름’이라는 비판을 넘어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AI의 확산으로 전개될 경제·산업 질서 재편 흐름에서, AI 시장을 선점하는 데 핵심이 되는 지능형 반도체에도 관심이 모인다. 기술 선진국들은 반도체 기술력은 물론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서도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성형 AI와 그에 기반한 챗GPT 등 대화형 챗봇의 등장을 계기로 실용성을 갖춘 AI가 주목받으며 일상 곳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간 AI에 회의적이었던 일각의 인식도 전환점을 맞았다. 과거 수십년간 공상과학으로 여겨졌던 AI는 최근 실생활의 영역에 안착하면서 미래 경쟁력의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실용적인 AI가 최대 화두였다. 현장 관람객들은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바꿀 다양한 생활 밀착 AI 기술에 주목했다.

실용성으로 무장한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하드웨어에도 시선이 쏠린다. 특히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므로, AI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반도체 등 전용 설비·장치가 필요하다.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기술력 경쟁에 이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공급망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AI 반도체 공급망 ‘합종연횡’ 확대

AI가 발전할수록 AI 반도체에 더 많은 관심이 모인다. 초거대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뇌에서 시냅스 역할을 하는 매개변수가 수십억개 이상인 AI 모델을 매끄럽게 구동시킬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설계된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세계 각지에서 발발한 지정학적 갈등은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을 입혔다. AI 반도체 수요는 급증하는데, 이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AI 기술 기업이 직접 AI 반도체를 확보하는 데 나서는 시도까지 관측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생성형 AI에 기반해 대화형 챗봇인 챗GPT를 개발, 화제를 모은 오픈AI(OpenAI)다. 오픈AI는 최근 AI 반도체 확보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착수했다.

특히 오픈AI는 전 세계 메모리 시장 상당 부분을 점유하는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전략적 협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협업이 본격화하면 다가올 AI 중심 시대에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픈AI의 행보는 생성형 AI의 확산을 위한 기반, AI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챗GPT 같은 초거대 AI 구축을 위해서는 약 3만개의 칩이 필요한데, 오픈AI는 지난해 3월 출시했던 GPT-4보다 높은 성능의 GPT-5를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따라서 향후 더 많은 AI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첨단 AI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에는 수백억달러가 소요되며, 팹 시설 등을 건립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수년에 이른다. 이에 오픈AI는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R&D·생산 기업과 AI 반도체 연합체를 결성, 부족한 칩 수요를 해결하는 방법을 구상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 방한해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회동하고, 이어 곽노정 사장 등 SK하이닉스 임원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AI 반도체 개발 협력을 넘어 공급망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에 메모리반도체 개발뿐 아니라 파운드리 사업도 영위하는 삼성전자가 오픈AI와 장기 동맹을 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파운드리에서 위탁생산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패키징도 한 번에 가능하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메모리 반도체로, 고성능컴퓨팅(HPC)과 AI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픈AI로서는 삼성전자와 협력 시 AI 반도체 공급 기간을 줄이는 이점을 취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지난해 엔비디아에 4세대 HBM 제품인 HBM3을 공급하는 등 HBM 시장을 삼성전자와 함께 양분하고 있다. 올해 중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도 계획 중이다.

 

고효율 AI 반도체 개발 각축전

한편, AI 연산에 유리한 것으로 여겨지는 시스템 반도체의 개발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AI에 적합한 시스템 반도체로는 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대비 코어 수가 많아 다량의 반복적이고 단순한 연산에 유리하다.

AI 연산은 기본적으로 방대한 데이터의 병렬 연산을 요구한다. AI의 등장으로 GPU 기업인 엔비디아가 CPU 기업인 인텔과 AMD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은 이 같은 AI 연산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AI 연산에 특화된 구조로 설계하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효율’이다. 아무리 AI 연산에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고 해도, 데이터 자체가 방대한 까닭에 그래픽 처리에 중점을 둔 기존 구조만으로는 전력량 등 에너지 소비량을 경제적인 수준까지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AI 전용으로 설계된 NPU가 등장했다. 이는 GPU 대비 범용성은 낮더라도 AI 연산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특화해 만들어진 반도체다.

AI 반도체가 각광받자,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NPU 등 AI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을 지난 2022년 12월 발표한 이후 약 11개월 만에 대형언어모델(LLM) 추론용 AI 반도체 시험 평가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성과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AI 연산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해 네이버의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HyperCLOVA)에서 불필요한 매개변수를 조정하는 작업에 활용할 반도체를 개발해 낼 계획이다.

SK 그룹의 사내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사피온은 2022년 SK텔레콤에서 분사한 AI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국내 최초의 데이터센터용 초고성능 AI 반도체인 X220을 개발한 바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보다 4배 빨라진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피온은 향상된 성능과 전력효율을 갖춘 X330을 통해 LLM을 지원하고 비용을 개선,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다.

AI 반도체 개발 현황.
AI 반도체 개발 현황.

다만, 국내의 AI 반도체 개발 성과는 미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 후발주자의 지위에 놓여 있다. 엔비디아·인텔·AMD 같은 해외 대기업이 AI 반도체를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상당수를 점유하는 실정이며,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2020년 기준 미국의 9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22년 423억5000만달러(한화 약 56조1000억원) 정도였던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1370억달러(한화 약 181조6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AI 반도체는 단순히 시장 규모의 확대뿐만 아니라 다가올 AI 중심 시대에 경제·산업을 선도하는 데 핵심 자원으로 기능함으로써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와도 직결되는 전략물자로 여겨지는 만큼 국가적 지원과 육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AI 반도체 개발을 국산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과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초고속·저전력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 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국내 인터넷 기반 자원공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케이(K)-클라우드 추진방안’을 2022년 12월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라, 국산 NPU의 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등을 확인하는 1단계 실증사업이 2025년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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