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과중한 부담” 목소리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부담이 5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기업 세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가입국별 GDP 대비 조세수입의 비중인 조세부담률 중 법인세수의 GDP 대비 비중을 ‘법인세 부담률’로 보고, 이를 분석·비교했다.
분석 결과, 2022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법인세 부담률은 5.4%로 집계돼 OECD가 한국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19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3.8%를 기록한 전년(2021년)보다 1.6%포인트(p), 종전 최고치인 2019년의 4.3%보다 1.1%p 높은 것이다.
국가 간 비교 시에도 OECD 평균(3.8%)의 1.4배, 주요 7개국(G7) 평균(3.1%)의 1.8배에 달하는 등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OECD 36개국 중 노르웨이(18.8%), 칠레(5.7%)에 이어 3번째로 법인세 부담률이 높았다. 2000년에는 우리 법인세 부담률이 3.0%로 중위권(OECD 19위)이었으나, 20여년 새 순위가 급등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가 높은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과 실질 부담수준으로 OECD 국가들과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서 뒤처진 점, 법인 수 증가에 따라 세원이 확대된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법인세 명목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할 시 27.5%에 달한다. 명목세율 기준 우리나라의 법인세 수준은 2022년 기준 OECD 국가 중 10위다. 2000년에는 22위로 OECD 평균 대비 1.5%p 낮았으나, 전 세계적인 법인세 인하 추세에 2022년에는 오히려 OECD 평균보다 3.9%p 높아졌다.
법인세 신고법인은 2022년 98만여개로, 2018년(74만개)보다 32.7% 증가했다. 과세표준은 35.7% 늘었다.
한편, 우리나라 3대 세목 중 법인세 부담은 OECD 최상위권인 데 반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부담은 평균보다 낮았다. 경총은 우리나라 소득세의 높은 면세자 비중, 낮은 부가가치세율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며, 이에 따라 총 조세수입 대비 법인세수의 비중이 더 높다고 추정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주요국들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을 늘리는 추세에 맞춰,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대책이 차질 없이 처리돼야 하고, 법인세 최고세율도 OECD 평균 수준까지는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