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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번 눌러 볼까" 뭇남성 유혹하는 '폰팅'의 세계
"나도 한번 눌러 볼까" 뭇남성 유혹하는 '폰팅'의 세계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3.11.08 10:55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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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여성 현란한 말솜씨로 남성들 유혹
실제론 만나기 힘들어…정보이용료 '눈덩이'

"매일 새로운 사랑이 시작됩니다. 당신이 원하던 만남을 직접 느껴 보세요. 지금 누르시면 됩니다. 060-×××-××××, 0303-×××-××××..."

출근 후 컴퓨터를 켜고 이 메일 수신함을 열면 갖가지 스팸메일이 쏟아진다. 여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성인대상의 전화정보 서비스, 이른바 '폰팅' 광고다.

폰팅 광고는 낯뜨거운 광고 문구로 남성들을 유혹한다. 광고 문구에 풍기는 분위기는 다분히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 새로운 만남을 갈구하는 여성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빨리 전화해서 한번 만나보라는 식이다.

폰팅 광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수신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전달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통한 스팸메일의 대다수가 바로 폰팅 광고다.

정보 이용료 분당 최고 2,000원

그렇다면 야릇한 호기심이 발동, 광고에 안내된 전화번호를 누르면 어떻게 될까. 명심해야 할 점은 폰팅 서비스의 1분당 정보이용료가 보통 500∼900원에 이른다는 것. 업체에 따라서는 분당 2,000원의 정보 이용료를 부과하는 경우도 있다.

전화번호를 누른다고 고대하던 '미지의 여성'이 바로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우선 성인 인증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인증 절차가 매우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13자리 아무 숫자나 입력해도 무사통과가 가능할 만큼 허술하다는 것이다.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후 몇 단계를 거쳐 선택번호를 누르면 '드디어' 애타게 기다리던 여성이 등장한다. 간단한 인사말을 시작으로 서로에 대해 시시콜콜한 내용들을 묻는 것에서부터 대화가 시작된다.

대화는 이내 성에 대한 원색적인 농담과 노골적인 음담패설로 이어진다.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상대 여성과의 대화에 정신을 팔리다 보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통화시간이나 정보 이용료에 대한 생각은 까맣게 잊게 되는 것이다.

능수능란한 '알바'에게 넋 빼앗겨

대화를 시작한 남성이 쉽사리 수화기를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은 폰팅 파트너의 기술적인 말솜씨 때문이다. 폰팅 파트너는 당장이라도 만날 용의가 있는 것처럼 대화를 이끌어 가며 상대 남성을 물고 늘어진다.

이렇듯 폰팅 파트너들이 현란한 화술을 구사하는 것은 이들의 95% 이상이 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 여직원(일명 '알바')이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잔뜩 기대하는 것처럼 남성과의 만남에 대해 순수한 호기심을 지닌 일반 여성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럴듯한 말솜씨로 남성의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노하우를 지닌 폰팅 파트너와의 대화에 넋을 빼앗기다 보면 통화시간이 1시간을 넘어서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된다.

여기서 1시간 서비스 이용에 따른 최종 요금을 계산해 보자. 1분당 정보이용료를 900원으로 가정했을 때 1시간 후의 요금은 5만4,000원이 된다. 여기에 기본적인 전화요금과 부가가치세를 포함시키면 사용자가 최종적으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대략 7만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 금액은 개략적인 값이다. 폰팅 업체마다 부과하는 서비스 요금이 천차만별이니 이용료가 더 적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을 경우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돈이 시간당 10만원이 넘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화를 건 남자 입장에서 더 분통이 터지는 것은 실제로 폰팅 파트너와 만남을 갖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폰팅 파트너들은 당초 생각한 만큼 대화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면 남성이 어떤 제의를 하더라도 쉽사리 응하지 않는다.

은근 슬쩍 말끝을 흐리며 또 다른 대화 상대를 찾아 나설 준비를 한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상대 남성과의 통화 시간을 최대한 늘여 전화 통화 시간에 비례하는 수입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폰팅 업체 '우후죽순'격 성황

호기심에 충만한 남성들은 폰팅 서비스 업체들에게 좋은 타깃이 된다. 전화통을 붙잡고 '하루를 즐길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겠다고 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 생길 법도 하지만 업체들은 '얼굴 없는 일탈'을 기대하는 남성들이 부지기수라고 호언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폰팅을 '되는 장사'로 인식하고 너나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 수가 늘면서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일부 대형 업체의 경우 1개월에 웬만한 중견기업과 맞먹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귀뜸한다.

일각에서는 이들 성인물 업체의 영업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음란성 전단지가 주택가와 승용차 등 시내 곳곳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져 청소년들을 자극하고 주거 환경을 크게 헤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폰팅 업체들이 남성의 대화상대로 고용하는 일명 '알바(일용직 여성)'들은 회사측과 뗄래 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다. 이들은 업체의 요구대로 소기의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자신도 짭짤한 수입을 챙긴다. 개인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간당 6,000원에서 최고 3만 6,000원까지가 이들 '알바' 여성의 몫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 단위로 계산해 한 달에 700만원 이상을 버는 '알바' 여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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