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저렴…광 통신망 구축 용이
벤딩특성 뛰어나 외부 충격에 안전
홈네트워크·제어 등 적용분야 넓어

가정 안까지 광섬유를 끌어오는 FTTH(Fiber to the hom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가 하면 정보단말기를 묶어주는 홈네트워킹도 현실화되면서 네트워크망 고도화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특등급 초고속정보통신인증 제도를 실시하는 등 FTTH 활성화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그렇다면 FTTH를 실현할 수 있는 전송매체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첨단 광소재인 POF(플라스틱광섬유, Plastic Optical Fiber)를 지목한다.
FTTH 시대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POF에 대해 알아본다.

광섬유의 개념
광섬유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가치 있는 섬유라고 할 수 있다. 석영 유리나 플라스틱 등 투명한 유전체를 가늘고 길게 뽑아서 제조한다.
머리카락 굵기의 유리 섬유에 불과하지만 그 기능은 지극히 정교하고 치밀한 광도파로(optical waveguide)이다. 중심부에 빛을 가둬 넣고 조금씩 구부려도 빛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해 빛이 감쇠되지 않고 원거리까지 전파한다.
특히 광섬유를 이용한 케이블은 동축 케이블 등에 비해 유도 장애가 없어서 저손실로 중계 간격을 수십 배나 길게 할 수도 있고, 대역폭이 넓어 대용량 고속 전송(수백 Mbps에서 수십 Gbps까지)이 가능하다. 또한 부피가 작고 가벼워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점이 많다.
광섬유는 굴절률 분포(refractive index profile), 빛의 전파 형태(즉 전송 형태), 재료 및 제조 공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된다. 이중 재료에 따라 실리카를 바탕으로 하는 유리광섬유(Glass Optical Fiber)와 폴리머 물질을 이용하는 플라스틱광섬유(Plastic Optical Fiber, POF)로 나뉜다.

POF 특징 및 종류
POF는 코어부, 클래드부가 광투과성의 플라스틱 재료로 돼 있다. POF는 GOF와 비교할 때 전송 특성은 미흡하다. 그러나 대구경 코어를 저가격으로 용이하게 얻을 수 있고 벤딩 특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근거리 광통신망 설치에서는 필수적이다.
또한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절단, 연마, 접속, 포설 및 주변 부품 등을 매우 저가로 처리할 수 있다. 광섬유 연결시 접속 효율이 높으므로 고정밀도를 지닌 고가격의 광커넥터가 불필요하고, 단면 처리도 금속 거울 면의 hot-plate를 사용해 처리하는 등 기존 GOF에서는 필수적인 고가의 단면 연마가 없어도 된다. 벤딩 특성 때문에 외부 충격에도 안전하다.
POF는 굴절률의 불연속 계면을 갖는 계단식 굴절(Step Index, SI) POF와 굴절률이 중심축에서 바깥 방향으로 Gaussian 분포를 갖는 경사형 굴절(Graded Index, GI) POF로 나눌 수 있다.

POF 개발현황
미국의 듀퐁사에 의해 1968년에 Ploy Methyl Methacrylate(PMMA)를 사용한 최초의 POF가 상업적 목적에 의해 개발됐다. 이후 Mitsubishi Payon, Toray, Asahi Chemical 등 일본 기업들에 의해 저손실성, 고내열성 및 양산성이 실현됐다.
개발 초기에는 PMMA보다 향상된 광 투명성을 갖는 고분자 소재의 발굴 및 제작 기술의 한계 때문에 상용화된 POF의 전송 손실은 1000dB/km를 상회했다. 조명, 장식, 디스플레이 또는 내시경의 image guide 용도로 주로 사용됐고 최근 들어서는 근거리 통신망과 자동차 등의 통신 배선을 대체하는 정보 전달 목적의 근거리 통신 매체로 응용 범위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부터 POF의 국내생산을 추진하고 이 POF를 인프라로 하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아직 POF 관련 연구는 개념 도입 단계이며 대기업에서는 GIPOF 플랫폼 제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GIPOF
지난 94년 게이오대학의 고이케 교수팀은 NEC와 함께 단일모드 광섬유보다 코어 크기가 훨씬 큰 Graded-Index Plastic Optical Fiber(GIPOF)를 개발했다. 단일모드 POF의 코어가 5 내지 10 마이크로미터인데 비해서 다중모드 GIPOF의 코어는 300마이크론 이상이므로 케이블 설치가 간단하고 렌즈 등의 복잡한 커넥터가 필요없게 된다.
GIPOF는 광섬유의 코어를 크게 해 다중모드를 지원하면서도 각 모드간의 진행속도를 같게 해 초고속으로 광신호를 전송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지난 97년에는 고이케그룹이 이 광섬유를 이용해 2.5Gbits/sec 전송률의 속도로 100m 거리에서 성공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Boeing, Boston Optical Fiber, Honeywell, Packard-Hughes가 합작하고 DARPA에서 지원하는 High Speed Plastic Network(HSPN)이라는 컨소시엄이 구성돼 GIPOF 시스템 현실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HSPN에서는 100m 거리에서 3Gbit/sec 전송률로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성공하고 곧 Compaq, Digital Equipment, Boeing, I-Net의 회사 LAN에서 필드테스트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OF 적용분야
POF는 전자정보기기의 홈네트워크 기술, 근거리 랜 시스템, 자동차 내부 오디오/비디오, 산업기기 제어 신호 송수신 시스템, 군수산업, 의료기기 등에 두루 사용된다.
-통신부문 : 건물 내에서의 고속 인터넷, 화상회의, 오디오/비디오 전송, 초고속 컴퓨터통신, 보안모니터 등에 활용된다.
-자동차 : 성능 및 효율증대를 목적으로 High Fidelity 오디오 시스템, 모바일 컴퓨팅, 원격조정 등에 이용된다.
-항공기 : 엔터테인먼트, 인터넷 액세스, 개인 네트워크 액세스, 카탈로그 쇼핑 등에 활용된다.
-산업기기 제어부문 : POF의 유연성과 연결의 용이성을 최대한 이용해 자동화된 공장의 제어신호 송수신에 적용된다.
-군수산업부문 : POF의 내수성, 내후성 등 장점을 살려 개인 원격 컴퓨터 네트워크, Wearable Computing 등에 활용된다.
-의료분야 : 의료기기의 정밀분석 측정에 있어서 데이터 및 시그널 전송용으로 사용된다.

시장현황 및 전망
일본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트랜시버와 커넥터를 중심으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유럽의 증가 추세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초기술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집중, 내년께는 일본과 동등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조명, 가전기기 및 홈네트워크 분야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미국은 랜, 자용차용 네트워크 및 군사용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은 자동차를 포함한 운송기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GI컨설팅은 세계 POF 시장이 2003년 18억 달러에서 2006년에는 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뷰> 이정욱 한국POF통신포럼 초대의장 "POF 활성화 구심체 될 것"

앞으로 포럼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국내 정보통신 시장에서 남아있는 가장 큰 사업은 홈네트워킹과 관련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POF는 장점이 많이 있는 만큼 홈네트워킹 댁내망으로 가장 선호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PLC나 홈PNA, 무선랜 등은 일차적인 수단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POF가 홈네트워킹 댁내망을 이끌 것이다. 지적되고 있는 비용문제의 경우 이미 다른 전송매체와 비교할 때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홈네트워킹에서 POF가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방송과 통합이 융합되면서 댁내망 또한 고대역을 요구하고 있다. 홈네트워킹은 초고속인터넷과 함께 케이블TV 100채널, 위성방송 100채널, HDTV 3~4채널 등 차세대 방송을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홈시큐리티, 홈오토메이션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3~4Gbps 대역폭이 필요한데 광전송 솔루션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또다른 광전송 매체인 GOF는 어떤가.
GOF의 경우 높은 전송속도를 갖지만 너무 가늘어 설치 및 유지보수에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또한 잘 부러져 유연한 구조를 요구하는 댁내망을 실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POF는 GOF의 이러한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POF로 만들어진 댁내망을 국내에서 언제 접할 수 있는가.
뉴타운 빌리지인 마포아현지구 아파트 1만2000세대에 POF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확정됐다. 이 아파트가 구축되면 POF를 통해 진정한 홈네트워킹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정부 또한 POF를 차세대 기술 과제로 정하고 적극 지원하고 있는 만큼 POF의 확산은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POF 개발 현황은.
이미 LG전선이 POF 기술 중 가장 진보한 형태인 불소수지 GIPOF를 생산하고 있다. SKC와 삼양사도 PAMA POF 양산에 들어갔다. 옵티미디어, 누비텍 등 국내 중소기업도 POF를 만들어내고 있다.

산업계가 관심을 가져야할 분야는.
POF는 홈네트워킹 뿐 아니라 오피스랜, 자동차, 비행기, 조명 등에 두루 사용된다. 일본에서는 로보트의 내부망으로 POF가 탑재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POF를 적용할 수 있는 광부품 개발에 힘을 써야할 것이다. 또한 질좋은 POF 케이블 생산과 POF 적용 홈네트워크 솔루션 개발도 중요하다.

국내 POF 산업이 경쟁력이 있나.
POF는 첨단 신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만 POF 기술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결코 늦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체계적인 기술개발과 마케팅이 이뤄지면 우리나라가 POF 기술의 중심이 될 수도 있다.

의장으로서 목표는.
정부는 차세대 기술로 선정했고 대학교에서 또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산업계도 기술개발에 많은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보교류, 표준화, 인력양성 등 협력할 사항도 산재해 있다. 포럼이 협력의 구심체 역할을 해내겠다. 우선적인 목표는 일본, 미국 수준의 POF 실용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2004-02-09 09:27:54

김영길 기자 young@ko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