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처음처럼…한데 섞은 '화합주'
소주社 사장 모이면 어떤 술 마실까
소주회사 대표들이
같은 자리에 모였을 때 어떤 소주를 마실까.
소주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참이슬을 마실까, 아니면 각자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소주를 마실까. 해답은 10개사의 소주를 섞어 놓은 화합소주를 마신다.
현재 국내엔 진로의 참이슬(알코올 20.1도), 두산의 처음처럼(20도), 보해양조의 잎새주(20.1도) 등 대략 10종의 소주가 있다.
이들 소주는 시장점유율이나 인지도는 저마다 큰 편차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전국 10개 소주업체는 정례적으로 사장단 미팅을 갖는다.
주세 문제, 무자료 거래 근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인데 이 같은 모임은 보통 대한주류공업협회가 주선한다.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연석회의 형식의 모임이지만 회의가 끝나면 으레 소주파티가 뒤따른다고 한다.
김문환 대한주류공업협회장은 "뒤풀이 자리에선 각 소주업체가 출시한 소주를 `반주`로 내놓지만 무엇을 마셔야 할지 형평성 문제 때문에 특정 회사의 소주를 지목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각 회사가 출시한 소주를 공평하게 한 병씩 갹출한 뒤 대형 주전자에 부어 골고루 섞은 통합소주를 마신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회원사들 간 우의를 다지고 형평성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공평하게 대형 주전자에 10종의 소주를 한꺼번에 담아 화합소주를 만들어 마신다"면서 "10종의 소주를 섞더라도 국내에 출시된 소주가 동일한 원료에 같은 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소주 본래의 맛은 전혀 손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