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KT는 공사(公社)라는 기존 인식에서 민간기업으로의 이미지 전환을 위해 ‘고객만족’과 ‘품질경영’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들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민간기업 마인드 도입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KT의 변화를 가장 크게 엿볼 수 있는 곳이 기간망 본부.
변화에 가장 더딜 것 같은 기간망 본부가 새로운 사령탑의 임명과 함께 가장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이‘국내 통신망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이상훈 본부장이다.
이 본부장은 세계적인 IT연구소인 벨통신연구소에서 광대역통신망 및 영상통신분야를 연구하다 지난 91년 KT의 해외석학 유치프로그램으로 KT에 영입됐다.
이 본부장은 초고속통신망의 핵심기술인 ATM(비동기식 전달방식)의 기본개념을 제안한데 이어, 관련기술 특허도 취득했으며, TDX-100 교환기를 개발한 주역이다.
벨통신연구소에 있을 때 개발한 ATM기술은 연구소가 보유한 특허 가운데 2번째로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또 광대역 통신망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추진했으며, 연구소 시절 ADSL 초고속 접속상품을 개발해 이를 상용화했다.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기간망 본부장에 취임한 그는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원한다면 고객의 관점에서 혁신적으로 개선한 다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또 개선하는 길 밖에 없다”는 실천전략을 정하고 기간망 본부의 커다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상훈 기간망 본부장을 초대해 변화하는 KT기간망 본부의 현주소와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새롭게 기간망 본부를 담당하셨는데 이에 대한 소감 및 포부는
기간망 본부는 KT의 백본 네트워크에 대해 책임을 지는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연구분야에서만 일해 왔는데, 이번에 중책을 맡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기간망본부장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즉 고객 체감 품질면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통신망으로 유지 발전시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큰 조직개편이 있었는데 기간망 본부의 역할 및 위상에 대해
이번 KT 조직개편의 화두는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을 주고 이를 위해 품질 최우선주의로 나가자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네트워크부문과 마케팅부문의 2가지 축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경영을 해왔다면 이제는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위주의 경영을 실천해 간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마케팅부문의 경우, 마케팅기획과 영업부문으로 분리했으며, 네트워크 부문도 세분화해서 가입자부분의 경우, 고객과 최접점에 있기 때문에 마케팅부문으로 흡수됐습니다.
또 초고속인터넷이나 전화개통 및 가설부분도 고객서비스부문으로 재편했습니다.
기간망본부는 기존 네트워크부문에서 말 그대로 백본 네트워크부분만 관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분야는 지난 2∼3년간 1,000만 가입자가 넘는 커다란 족적을 새겨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네트워크 확장과 구축, 개통처리가 지금까지의 방향이었다면 향후에는 더 이상 인터넷 가입자가 늘어나지 않는 다는 점에서 ‘품질’이 사업자간 차별화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인터넷과 관련된 고객의 관심은 인터넷 장애율이 얼마나 적은가 하는 것 등입니다.
이렇듯 통신 사업자들도 고객의 관점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고객체감지표품질로 시각을 전환해야 합니다.

- 이런 변화가 민영화와 관련이 있는지
물론 민영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한국전기통신공사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고객보다는 제공자 관점에서 일을 추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민영화된 KT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며,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주주라고 생각합니다.
또 직원들의 시각전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전사차원에서 진행되는 ‘6시그마운동’입니다.
6시그마운동은 제조업체의 경우, 잘 운영되지만 서비스업체에서 도입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그간의 통설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사적으로 품질경영에 대한 요구가 크기 때문에 6시그마운동을 도입했으며, 별도로 이를 전담하는 부서인 품질경영실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간망본부 자체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객만족, 품질경영이라는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전략으로 직원들에게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사내외의 경쟁환경속에서 낙오하고 싶으면 과거에 했던 바를 똑같이 되풀이하기만 하면 된다. 반대로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원한다면, 고객의 관점에서 혁신적으로 개선한 다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또 개선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직원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기간망본부장으로 이런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것이 각 부서와 직원마다 가장 중요한 고객 5명을 꼽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부서와 직원마다 담당하는 고객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자기 고객이 누군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들을 둔 아버지 입장에서 가정에서 중요한 고객은 아들입니다.
아들의 생일이 언제이지, 학교에서 무엇을 하는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고객인 아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신에게 회사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 5명만이라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지난해 가장 많은 시간을 소모한 일은 무엇인지 △고객의 입장에서 내가 한 일에 대한 불만은 없는지 △올해 추진한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프로세스를 정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이 변화를 위한 1차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향후 기간망 본부를 어떻게 운영해 갈 계획인지
기간망 본부의 조직운영방향을 수익기반시설인 네트워크, 네트워크를 운영·관리하는 프로세스, 그리고 이런 모든 것을 이뤄내는 구성원의 조직문화라는 3가지 관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생존성, 경제성, 안정성을 고려한 수익중시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프로세스 측면에서는 지금까지의 서비스 제공자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중심에서 프로세스 개선을 이뤄갈 것입니다.
또 조직문화는 직원 상호간 열린문화를 공유하고, 전 직원이 전문가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핵심역량 집단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올해 주요 추진 사업계획은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체감품질과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고객체감품질은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생존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주요 장비인 전송장비와 서버 등은 아무리 운영을 잘해도 고장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다만 사전 예방조치를 통해 고장을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고장이 생겨 서비스가 중단되면 고객체감품질이 줄어들게 되므로 이것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트워크의 확장성과 관련, 개인적으로는 가장 간결하고, 단순한 형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생길 때마다 개별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네트워크망에서 같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확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터넷부문에서는 고객만족을 위해 DNS, DHCP 등과 같은 서버시설 용량확장과 분산배치, 그리고 비정상적인 트래픽 등의 감지 및 제어방식 개선을 통한 인터넷 시설 안정화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이는 특히 최근 불거진 인터넷 대란과 같은 재해로 인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수익기반 강화를 위해 NAS, 메트로이더넷, 엔토피아(Ntopia)와 같은 기간망 접속시설을 확충하고, 백본용량을 증설하는 등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 할 것입니다.
또 네트워크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통신망인 교환분야와 전송분야의 경우, 노후시설 대개체 사업과 대용량 트래픽 처리가 가능한 기간 전송장비 등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다만 이런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존의 다수업체에 대해 공정한 방식, 즉 단순한 저가의 개념에서 탈피해 신속함과 투명함, 장기적 안목 등으로 운용측면과 품질측면 등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투자사업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 인터넷대란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향후 이런 재해 등에 대한 대처방안은 있는지
인터넷 대란이 발생했을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됐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한 면은 있지만 체계적인 접근은 미흡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고의 발생빈도를 줄일 수는 있지만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는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사고발생시 즉각적으로 대처해 피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위기상황 대처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위기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인터넷중심의 기량자를 적극 발굴, 육성해 위기대처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또 인터넷분석과 보안기능을 강화해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점입니다.

- 정보통신 공사업체에 대한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또 KT와 정보통신 공사업체의 관계는 단순 구매관계인 ‘갑과 을’의 관계에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업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정보통신 공사업체의 고객을 KT와 같은 통신사업자에 국한시키지 말고, 공사업체에서 설치한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고객, 즉 KT의 고객이 또한 정보통신공사업체의 고객임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최근에는 장비의 라이프사이클도 짧을 뿐 아니라 고객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돌발수요 발생과 같은 상황에서 신뢰성있는 장비를 적기에 설치, 조달해 주는 것이 KT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R&D(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향후에는 고객의 품질수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낙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장비의 성능과 품질을 높이고, 운용상의 문제점 보완이 용이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보통신 공사업체의 입장에서 KT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각종 공사를 수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고객에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KT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공사업체에서도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프로필
- 생년월일 - 1955년 1월24일(49세)
- 학력
1978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공학사)
1982년 펜실베니아 대학 (공학석사)
1984년 펜실베니아 대학 (공학박사)
- 경력
1984년∼1991년 미국 벨통신연구소 연구원, 광대역통신분야 연구
1988년∼1990년 미국 폴리테크닉대학 객원교수
1991년∼1996년 3월 KT통신망연구소 책임연구원
1996년 3월∼2000년 2월 KT통신망연구소장
2000년 3월∼2003년 1월 KT연구개발본부장
2003년 2월∼ 현재 KT 기간망 본부장
- 기타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이사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대한전자공학회 부회장
국내외 학술논문 60여편 발표
2002년 6월 산업훈장 및 대통령 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