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방폭·EMP 동시 방호
군사·민간 시설물 적용 가능
방탄·방폭 및 EMP 방호를 동시에 복합적으로 함으로써 인명과 설비를 더욱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방호구조물 기술이 국내 연구기관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방탄·방폭 및 EMP 방호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신개념 고성능 복합재료 콘크리트 및 방호구조물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국가중요기반시설 및 군사시설물은 전쟁이나 테러 발생과 같은 유사시 각종 위협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방호능력이 부여돼 있다.
방호의 종류에는 방탄, 방폭, EMP 방호, 화생방 방호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지금까지는 기존 시설물에 덧붙여 여러 개의 방호대책을 각각 마련해야 했다.
건설연은 방탄·방폭 및 EMP 방호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고성능 복합재료 콘크리트 기술, 방폭 및 관통 해석 기술 및 이 기술들을 기반으로 한 방탄·방폭 구조물 설계·시공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건설연이 개발한 고성능 복합재료 콘크리트는 폭발압과 총탄류 관통 저항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 충격을 측정하는 동적충격강도 실험에서 압축은 300㎫ 이상, 인장(당김)은 45㎫ 이상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콘크리트와 비교해 방호능력이 약 3배 이상 높은 것이라고 건설연은 부연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실제 실대형 방호구조물을 제작한 후 육군과 함께 소총, 기관총, 전차포탄 및 폭발물 등에 대해 다양한 방호능력 실증실험을 수행했다.
방탄 실증실험에서는 일반 철근콘크리트 대비 최소 2.5배 이상의 관통 저항성능을 확인했다.
또한 방폭 실험에서 TNT 125㎏ 폭발 시 일반 철근콘크리트로 제작한 방호구조물은 벽체 2면이 붕괴하고 회전각또한 12°에 이르는 등 완파됐다.
반면 고성능 복합재료 콘크리트로 제작한 방호구조물은 표면에 미세균열이 발생하고 회전각 또한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뛰어난 뛰어난 방폭 성능을 확인했다.
방호구조물 손상 허용 정도는 회전각으로 판단하는데, 회전각 2° 이내일 경우 건전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는 게 건설연의 설명이다.
건설연은 새로운 방호구조물에 전자파 차폐가 가능한 EMP 방호기능을 부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고성능 콘크리트 복합재료 구성성분 중 일부를 금속 성분이 포함된 슬래그 골재와 결합재로 대체한 것이다. 지금까지 일반 철근콘크리트는 차폐성능 10㏈ 이하로 전자파 차폐 기능이 거의 없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EMP 방호 성능시험에서는 미국 국방부 전자파 차폐율 시험기준(MIL-STD-188-125)을 적용한 결과 두께 100㎜ 기준 60㏈의 전자파 차폐 성능을 확인했다. 이는 민간시설 대상 방호기준을 달성한 것으로, 건설연은 여기에 더해 탄소나노소재가 포함된 차폐도장재 등을 적용해 군사시설물의 EMP 방호 요구수준인 80㏈ 이상을 달성했다.
건설연은 새로운 복합기능 방호구조물 기술은 군사시설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기간통신망, 방송국, 금융네트워크 등의 정보통신기반시설이나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전자기기가 많은 대형 병원 등을 테러나 전자전 등의 사태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김성욱 선임연구위원은 "새로운 복합기능 방호구조물 기술은 고도화되는 정보통신산업의 안정적인 성장 및 국민 생명과 국가 자산을 보호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개발은 국가연구개발사업 중 국토교통연구개발사업(국토부 및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일환인 '방탄방폭 및 EMP 방호시설연구단' 과업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