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서] ‘암반 규제’ 혁신의 해법
[창가에서] ‘암반 규제’ 혁신의 해법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1.01.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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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편집본부장
이민규 편집본부장

 

‘더 밝은 2021년을 향해 절뚝이며 걸어간다(Limping into A Brighter 2021)’.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서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의 제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열린 제121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올해 규제혁신 추진방향을 제시하며, S&P 보고서의 제목을 언급했다. 합리적 규제완화를 원동력 삼아 더 밝은 한 해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올해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규제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정부는 현장에서 호응도가 높았던 규제샌드박스, 네거티브 규제시스템 전환 등이 K-규제혁신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 총리는 “산속의 좁은 길도 다니지 않으면 수풀로 막히듯이 규제혁신의 성공열쇠는 현장과 자주 소통하는 공직자의 자세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규제혁신은 정부와 재계의 영원한 화두다. 다수의 기업 경영자들은 돌덩어리 같은 ‘암반 규제’를 풀어달라며 아우성이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신기술 개발과 서비스 출시의 활로를 터 달라는 것이다.

이런 요구에 발맞춰 정부도 규제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규제혁신 추진방향’을 살펴보면, 정부는 △한국형 규제혁신 플랫폼 안착 △신산업 5대 핵심분야 규제혁신 △기업부담·국민불편 5대 핵심분야 규제혁신 △규제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규제혁신을 추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디지털 뉴딜 지원을 위해 DNA(Data·Network·AI) 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낡은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한 예로 의료·국세 등 사업화 수요가 많은 분야의 공공데이터 공유·개방을 확대하고,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확산되는 비대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 콘텐츠와 가상·증강현실(VR·AR) 규제를 개선하고 원격교육의 자율성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도시 규제샌드박스 승인절차를 간소화하고, 자율주행차·드론 등 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도 추진키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규제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까지 가아야 할 길이 멀다. 규제혁신에는 언제나 동전의 양면과 같은 복잡다단한 논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큰 폭의 규제완화를 간절히 바라는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추진 속도가 무척 더디고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의 제·개정에다 중대재해처벌법마저 국회를 통과하면서 과도한 규제입법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동시에 신기술·신서비스 출시를 둘러싼 이해당사자간의 첨예한 갈등이나 대기업 중심의 불공정거래 등 지나친 규제완화에 따른 부작용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규제완화는 정부의 숙제만은 아니다. 실효성 있는 규제혁신이 경제반등과 민생안전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촘촘한 실행전략을 만드는 데 모든 경제주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더불어 불합리한 규제가 기업 때리기식 포퓰리즘으로 변질되는 것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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