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실험 총 2단계 진행
블록체인으로 안전 확보
[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에 네이버, 카카오, SK계열 등 3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사업 수주를 위한 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 입찰을 마감한 결과 그라운드 X, 라인플러스, SK㈜ C&C가 각각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입찰 참여업체가 제출한 서류에 대해 기술평가, 협상적격자와의 기술협상 등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해 8월중 연구사업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기술평가는 전략 및 방법론, 기술 및 기능, 테스트·성능 및 품질, 프로젝트 관리 능력, 프로젝트 지원방안 등 5개 부문에 걸쳐 이뤄지며, 입찰가격 평가는 기획재정부의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 제7조를 준용한다.
기술평가가 전체 평가점수의 90%를 차지하는 만큼 이달 중 진행되는 기술평가에서 우위를 점하는 업체가 CBDC 모의실험 연구용역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의실험은 총 2단계로 진행되며 1단계는 CBDC 기본 기능 점검이 이뤄지고 2단계에서는 CBDC를 활용한 확장 기능과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다루게 된다.
구체적으로 CBDC 제조, 발행, 유통, 환수, 폐기 등 일련의 업무처리 시스템 구현을 물론, 국가 간 CBDC 전송을 포함한 송금 기능과 대금 결제 기능 테스트도 포함됐다.
이번 사업의 예산은 최대 49억6000만원으로 사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 이내이며 내년 6월까지 실험이 진행된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현금 사용이 줄고 온라인 결제가 급증하면서 주요 국가들이 디지털화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를 재편한다는 목적으로 2014년부터 디지털 화폐를 연구하기 시작해 이 분야에서 상당히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웨덴은 2020년부터 디지털 화폐 ‘e-크로나’ 테스트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과 영란은행, 일본은행, 캐나다은행, 스웨덴중앙은행, 스위스국립은행은 지난해 1월 CBDC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하는 그룹을 만들기로 한 바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을 뜻하는 ‘Central Bank’와 디지털화폐(Digital Currency)를 합친 용어로, 실물 명목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를 뜻한다. 디지털화폐는 내장된 칩 속에 돈의 액수가 기록돼 있어, 물품이나 서비스 구매 시 사용액만큼 차감되는 전자화폐로 정의할 수 있다.
CBDC는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기술 등을 이용해 전자적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암호화폐와 유사하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의 민간 암호화폐보다 안전성이 높다. 또한 국가가 보증하기 때문에 일반 지폐처럼 가치 변동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실시간으로 가격 변동이 큰 암호화폐와 차이가 있다.
CBDC는 전자적 형태로 발행되므로 현금과 달리 거래의 익명성을 제한할 수 있으며, 정책 목적에 따라 이자 지급·보유한도 설정·이용시간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