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달러 기준 0.03건
R&D 투자 효율성 낮아
대-중 정부지원 격차 커
세액공제율 축소가 원인
[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한국의 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OECD 국가 중 2위로 최상위권에 해당하지만, 2001년 이후 최근 10년간 민간 R&D 증가율이 답보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 성과도 미흡해 R&D가 확대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01~2020년 중 자료 비교가 가능한 OECD 36개국의 R&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01년 2.27%로 OECD 9위였으나, 2020년에는 4.81%로 이스라엘(5.44%)에 이어 2위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 한국의 R&D 투자 비중 증가폭은 2.54%p로 OECD 평균(0.53%p)의 4.8배이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0년 국내 R&D 투자는 총 93조1000억원 규모로 주체별로는 민간이 71조3000억원, 정부·공공이 21조6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이 전체 R&D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6%로, 기업 등이 국내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그러나 국내 R&D에 있어 민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2001~2020년 중 민간부문 R&D 증가율을 5년 단위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2000년대에는 11.4%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1~2015년 R&D 증가율 7.5%, 2016~2020년 8.0% 등 한 자릿수로 둔화된 후 답보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의 R&D 투자 규모는 글로벌 최상위권이지만, R&D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2019년 연간 특허 건수는 3057건으로 OECD 37개국 중 4위에 해당하나, ‘R&D 투자 백만 달러 당 특허 건수’는 2019년 0.03건으로 OECD 37개국 중 11위에 해당한다.
전경련은 “특허 건수 자체는 많지만 투자한 금액에 비해서는 건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국내 R&D 투자의 효율성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R&D 투자의 경제적 성과를 나타내는 R&D 대비 지식재산사용료 수입 비중은 2018년 9.9%로 OECD 평균(18년 27.7%, 19년 29.5%)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과의 격차를 시계열적으로 살펴보면 2010년에는 9.8%p였으나, 2018년에는 17.8%p로 크게 벌어졌다. 자료 비교가 가능한 OECD 24개국 중 순위도 2010년 이후 매년 13위에서 15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도 제시됐다.
전경련은 “2020년 기준 과학기술통계백서의 기업유형별 연구개발 비중을 살펴보면 대기업은 61.4%, 중견기업 14.1%, 벤처기업 13.8%, 중소기업 10.8% 순으로 조사됐다”며 “민간 R&D를 활성화하고, R&D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기업 R&D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OECD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중소기업 R&D 지원율은 26%로 OECD 평균인 21%를 상회하지만, 대기업 R&D 지원율은 2%에 불과해 OECD 평균인 17%와 차이가 컸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R&D 정부지원율의 차이를 살펴보면, 2021년 기준 한국은 24%p(중소기업 26%, 대기업 2%)로 OECD 37개국 중 콜롬비아(34%p) 다음인 두 번째로 격차가 컸다. OECD 국가들의 평균 정부지원율 격차는 4%p다.
전경련은 한국의 기업 규모별 R&D 지원 격차가 큰 것은 2013년부터 지속된 대기업 R&D 투자 세액공제율의 축소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의 R&D 투자는 정부·공공 R&D보다 국내 총요소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큰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며 “특히 민간 R&D를 선도하고 있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세제지원 등을 강화함으로써 국내 R&D에 활력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