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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공사 적자시공 만연…계약금액 조정 제도적 장치 시급
민간공사 적자시공 만연…계약금액 조정 제도적 장치 시급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2.09.16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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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자재 값 크게 올라도
공사비 조정 매우 어려워

조정기준·시기 등 명시한
공공공사와 현격한 차이

조정방법·절차 등 구체화
불필요한 분쟁 미리 막아야

 

[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올해 들어 건설자재 값 인상의 여파로 시공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계약금액 조정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공현장에서 사용하는 주요 자재의 가격이나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한 경우 이를 공사비에 반영해 시공품질을 높이고 적정수익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국가계약법·지방계약법에 명시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것은 계약금액 조정에 대한 공공공사와 민간공사의 접근방식과 해결방법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공공공사의 경우 관계법령에 계약금액 조정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상세하게 규정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민간공사는 공사금액 조정에 관한 사항을 거래 당사자 간의 계약과 약정, 합의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국가계약법 등 관계법령에 규정된 계약금액 조정에 관한 조항을 상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계약법 제19조는 물가변동 등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에 관해 명시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공사·제조·용역계약 또는 그 밖에 국고의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한 다음 물가변동이나 설계변경, 그 밖에 계약 내용의 변경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계약금액을 조정한다. 계약 내용의 변경에는 천재지변, 전쟁 등 불가항력적 사유에 따른 경우가 포함된다.

하위법령인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4조는 계약금액 조정기준 및 시기 등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선 입찰일을 기준일로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산출된 품목조정률이 100분의 3 이상 증감된 때에는 계약금액을 조정한다. 또한 천재·지변 또는 원자재의 가격급등으로 인해 당해 조정제한 기간 내에 계약금액을 조정하지 않고는 계약이행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을 체결한 날 또는 직전 조정기준일부터 90일 이내에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사계약의 경우 특정규격의 자재(해당 공사비를 구성하는 재료비·노무비·경비 합계액의 100분의 1을 초과하는 자재만 해당한다)별 가격변동으로 인해 입찰일을 기준일로 산정한 해당 자재의 가격증감률이 100분의 15 이상인 때에는 그 자재에 한해 계약금액을 조정한다.

이 밖에 지방계약법 제2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3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가 관장하는 공사·물품·용역의 물가변동 등에 따른 계약금액의 조정에 대해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공공공사의 경우 계약금액 조정에 관한 내용이 관계법령에 명시돼 있는 것과 달리 민간공사에 대해서는 발주자와 원도급자, 하도급자 간 쌍방 계약이나 자율적 결정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간공사에 참여하는 하도급 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지닌 발주자나 원도급자를 상대로 자재가격 상승 및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변경이나 공사금액 조정을 요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계약 후 자재값이 크게 올라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공사를 이행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권장

민간공사의 계약금액 조정에 있어서 참조할만한 것은 하도급법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용 및 보급을 권장하고 있는 표준하도급계약서다. 표준하도급계약서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공정거래를 도모하기 위해 공정위가 제정해 보급하는 것으로 건설과 제조, 용역 등 3개 분야에서 48개 업종에 보급돼 있다.

건설분야의 경우 정보통신공사업을 비롯해 △건설업 △전기공사업 △정보통신공사업 △소방시설공사업 △해외건설업 △조경식재업 △승강기설치공사업 등 7개 업종에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하고 있다.

정보통신공사업종 표준하도급계약서는 설계변경 등에 따른 계약금액의 조정(제32조)과 공급원가 변동으로 인한 하도급대금의 조정(제33조) 등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원사업자는 공사목적물의 시공을 위탁한 후 경제상황의 변동 등을 이유로 계약금액이 늘어나거나 공사목적물의 완성 또는 완료에 추가비용이 들 경우 발주자로부터 증액받은 계약금액의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증액한다.

수급사업자는 용역 등의 위탁을 받은 후 목적물의 용역수행 등에 소요되는 재료비, 노무비, 경비 등 공급원가가 변동돼 하도급대금의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계약금액의 조정은 원재료가격 변동 기준일 이후에 반입한 재료와 제공된 역무의 대가에 적용하되, 착수 전에 제출된 납품예정공정표상 원재료 가격 변동기준일 이전에 이미 계약이행이 완료됐어야 할 부분을 제외한 잔여 부분의 대가에 대해서만 적용한다. 그렇지만 표준하도급계약서는 하도급법에 따라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에 그 사용을 권장할 수 있을 뿐 법적인 강제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 이에 민간공사에 대해서도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규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최근 발간한 정책동향 보고서에서 “민간공사의 경우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의무사항이 아니기에 발주자가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인정하지 않거나, 이를 제약하는 도급계약 체결이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건산연은 “민간공사의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더 이상 계약당사자 간의 자유의사에 의한 계약체결(사적계약의 원칙) 영역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공법(公法)을 통해 규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과 관련해 계약당사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 조정의 방법과 절차가 정부기관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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