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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일손 덜어주는 AI·로봇…1차 산업 혁신 바람
농부 일손 덜어주는 AI·로봇…1차 산업 혁신 바람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3.02.10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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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oT·로봇, 농·축산업과 융합
지식·과학 기반 영농 자동화 구현
인력난 해소·생산성 제고 기대

영세 스마트팜 기업 지원하고
ICT 농·축산 설비 표준 확보해야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매 분기 발표하는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2020년부터 채소·과실 작물재배업을 중심으로 농업 창업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농업, 축산업 등 1차 산업은 생산성을 노동력에 의존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과거 젊은 층의 외면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이 농·축산업 창업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되는 1차 산업의 혁신은 농·축산업과 ICT 업계에 새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 임대형 농장에서 청년 농업인이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전라남도]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 임대형 농장에서 청년 농업인이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전라남도]

농·축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다. 농장에는 5세대 이동통신(5G)과 사물인터넷(IoT) 같은 원·근거리 통신망이 구축되고, 온·습도 및 동체 감지 센서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센서를 통해 수집한 실시간 생육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분석을 거쳐 작물과 가축의 상태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데 활용한다.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변화를 꾀한 스마트 농·축산업은 기존 관행적·경험적 요인에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영농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안정성과 효율성 면에서 혁신을 맞게 된 것이다.

특히 AI는 스마트 농·축산업의 고도화를 가속한다. 기존의 농업기계와 설비에 AI 기반 의사결정 소프트웨어(SW)와 로보틱스를 결합, 농·축산업에서도 무인·자동화가 이뤄질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AI·로보틱스, 시설 재배 자동화

온실·수직농장 등 시설 재배는 노지 대비 상대적으로 변인 통제가 수월해 정밀 데이터를 활용하기 용이하다. PC 또는 모바일을 통해 온실의 온·습도, 이산화탄소 등을 모니터링하고, 창문 개폐와 영양분 공급 등을 원격·자동으로 제어해 작물의 최적 생육 환경을 유지 관리할 수 있어 상당한 노동력 절감이 기대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온실형 스마트팜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라남도는 지난해 11월 준공한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임대형 농장에 입주한 청년 농업인이 스마트팜 영농기술을 습득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임대형 농장에서는 청년 농업인 11명이 지난해 8월부터 1만9200제곱미터(㎡) 규모 스마트 온실에 대추방울토마토 1만2000그루와 완숙토마토 3만6000그루를 심고, 11월 중순 첫 수확을 시작으로 올해 1월까지 150톤을 생산·판매해 7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작물 재배 컨테이너. [사진=엔씽]
작물 재배 컨테이너. [사진=엔씽]

이 같은 정부·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에 국내 스마트팜 산업 생태계는 기술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컨테이너형 수직농장 기업 엔씽은 IoT 기반 자동화 운영시스템, 식물 생장 LED,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실제 국내 이천 농장에서 로메인, 바타비아, 버터헤드 등을 재배해 이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미드바르는 일반적인 수경재배와 달리 작물 뿌리를 공중에 매단 채로 주기적으로 필요 최소한의 양액을 뿌려 재배하는 에어로포닉스 농법을 내세우고 있다.

수출 성과도 기대된다. 지난달 16일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계기로 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한-UAE 비즈니스 포럼과 한-UAE 비즈니스 상담회에 국내 스마트팜 기업 8곳이 참여, 한-UAE 기업 간 양해각서 3건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스마트제조에 활용되는 자동화 로보틱스를 시설 재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스마트팜 스타트업 앱하비스트(AppHarvest)가 개발한 수확용 로봇 버고(Virgo)는 토마토, 고추, 오이, 딸기 같은 온실 재배 과일·채소의 완숙도를 판별해 수확한다. 앱하비스트는 농작물 수확기의 일손 부족은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고려, 인력을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집중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영농, 노지 생산 효율 향상

노지 재배 분야에서는 대규모 농장이 발달한 미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인공위성,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접목돼 데이터 기반 정밀농업이 상용화되고 있다. 특히, 토양과 기상, 작물 생육 상태를 측정하는 센서와 드론, 위성 기술을 활용해 넓은 농지를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이 서비스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또, 농기계에 카메라 등 광학 센서를 탑재해 적정 농약, 비료 등을 변량 살포하는 기술도 활용한다. 여기에 클라우드까지 가세해 데이터 기반 농업이 빠른 속도로 상용화·안정화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클라이미트 코퍼레이션(Climate Corporation)은 트랙터에 탑재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센서를 기반으로 넓은 농지의 경작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각화해 정밀 분석함으로써 농부에게 파종 시 종자 수율, 수확량 분석·예측 정보 등을 제공한다.

이미지 센싱과 머신러닝으로 농약 사용량을 90% 절감하고 종자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농업 스타트업 블루리버 테크놀로지(Blueriver technology)는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0.02초 이내로 상추와 잡초를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트랙터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모듈이 작물을 촬영하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잡초와 작물을 인식한다. 이로써 잡초가 있는 부분에만 농약을 살포하는 제초의 자동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자체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해 스마트팜 스타트업들과 연합, 애저(Azure) 클라우드와 연계한 클라우드 농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통합제어시스템을 중심으로 노지 스마트팜 기술개발·확산 움직임이 일고 있다. SK스퀘어로부터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그린랩스는 자회사 그린랩스파이낸셜이 데이터 기반 농장경영서비스(DFMS)에 ‘노지 스마트제어시스템’을 접목한 농장경영솔루션을 네팔에 수출,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노지 제어장치 1대당 펌프 6개를 제어해 필요한 만큼만 물과 비료를 공급하고, 필요한 곳으로 장비를 이동시켜 적재적소에 관수·관비할 수 있다. 태양광으로 자가 발전하며 운영비를 절감하는 것도 장점이다.

 

지능형 CCTV로 소·돼지 모니터링

축산업에서는 카메라와 음성 센서를 이용해 가축의 행동을 분석, 건강을 실시간 측정함으로써 이상을 탐지하고 성장 문제를 조기에 예측,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축산이 주목받고 있다. 가축 개체 카운트 작업, 우현기를 통한 입식·출하 관리 작업, 가축의 이상행동을 판단해 위축된 가축을 선별하는 업무, 발정기 탐지 등 축산농장 작업자가 주기적으로 실행하는 반복적인 업무들이 AI·IoT를 토대로 점차 자동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가 스마트축산 시스템을 활용해 사양 관리를 하고 있다. [사진=국립축산과학원]
축산업계 관계자가 스마트축산 시스템을 활용해 사양 관리를 하고 있다. [사진=국립축산과학원]

최근 스마트팜 보급 확대 추세에 맞춰 국내에서도 다수의 축산 AI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진출하는 추세다.

국내 스타트업인 한국축산데이터는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인 팜스플랜을 통해 AI 기반 가축 상태 모니터링, 정기 면역력 검사 등 개별 맞춤 가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양 관리, 농장 경영 관련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매니저 서비스를 개선해 어미돼지 교배·분만, 비육돈 출하, 도·폐사 등 사양 관리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사료비용 등 농장 경영 관련 지표를 시각화하도록 했다.

특히 AI 문자인식시스템(OCR)을 탑재, 수기로 작성한 기존 농장 관리 작업 대장을 사진으로 촬영해 앱으로 전송함으로써 데이터를 편하게 입력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양돈 농가의 주요 구성원인 중장년층의 사용 편의를 개선, 축산 농가의 디지털전환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치안·방범용 지능형 CCTV를 응용한 축사 모니터링 및 AI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엠트리센에서 개발한 딥아이즈(Deep Eyes)는 어미돼지를 카메라로 매일 24시간 관찰하며 영상 데이터를 분석한다. 새끼 돼지 분만, 분만지연, 난산에 따른 사산, 태막·양수 후처리 지연으로 인한 질식사 등 다양한 문제요인을 사전에 발견하고 농장주에게 실시간으로 알린다.

돼지 체중 측정은 1마리당 성인 2명이 10분 이상 걸리는 고된 작업이지만, 최근 개발·상용화한 일루베이션의 뷰(view)를 사용하게 되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듯이 돼지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10초 만에 체중 예측이 가능하다. 기존 방식보다 60배 빠른 양돈 체중예측시스템 덕분에 돼지가 움직이거나 측정 공간이 부족해도 영농인 혼자 돼지의 체중을 예측하고 고품질 규격돈을 출하할 수 있다.

착유로봇 등을 활용한 디지털 낙농의 길도 열리고 있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은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개발한 국산 로봇착유기를 지난해 11월 논산시의 한 농가에 처음 보급했다. 로봇착유기는 세척, 착유컵 부착, 착유, 소독 등 사람이 하던 착유 과정을 대신 수행해 노동력을 절감한다. 국산 로봇착유기는 3D 카메라를 활용해 정확도를 높이고, 유량과 성분 등 생체정보를 함께 수집해 생산성 저하 요인, 잠재 질병 양상, 대사 문제 등을 사전 예측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착유기. [사진=충청남도농업기술원]
로봇착유기. [사진=충청남도농업기술원]

 

ICT-농업 융복합 표준화 지원 필요

스마트팜 ICT 설비 현황.
스마트팜 ICT 설비 현황.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전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148억달러(한화 약 18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매년 평균 9.8%씩 증가해 2025년에는 220억달러(한화 약 27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의 스마트팜 기술혁신과 정책이 뒷받침돼 시장의 질적 수준도 높아져 스마트팜 시장의 성장세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내 스마트팜 관련 기업의 수준은 아직 영세한 실정이다. 스마트팜 관련 ICT 산업과 농축산업이 영세하면 국산화와 기술고도화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정부는 제품 성능 테스트, 실증연구·자금 지원, 규제 해소 등을 통해 스마트팜 관련 기업의 성장을 지원해나갈 필요가 있다.

ICT 설비의 국가표준·국제표준 지정 성과 등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표준화는 품질향상, 호환성 증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농가 측면에서는 기기·센서 선택 폭이 넓어지고, 부품 교환 등 편의를 개선할 수 있다. 기업도 제품 설계·개발 비용 절감, 스마트팜 보급 확산을 통한 성과 창출, 경쟁력 강화 등 면에서 이점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표준화 제정 대상을 확대하고 국가표준 등이 제정된 ICT 설비 등에 대해서는 제조기업이 표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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