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9:26 (금)
[디지털나침반] 확증편향에 경계의 시선을
[디지털나침반] 확증편향에 경계의 시선을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3.09.01 17:5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민규 편집인.
이민규 편집인.

충청남도 홍성군이 신청사 건립공사의 입찰방법을 분리발주에서 통합발주로 변경하기로 했다. 정보통신공사와 전기·소방공사 등 전문 시설공사를 분리발주 했던 당초의 방침을 바꾼 것이어서 관련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냉정하게 짚어야 할 것은 홍성군이 신청사 건립공사 유찰의 주된 원인을 어떻게 파악했느냐다. 홍성군은 정보통신·전기·소방공사 등 전문 시설공사의 분리발주가 신청사 건립공사의 잇단 유찰을 초래했다고 단정한 듯하다. 지난 8월 18일자로 배포한 보도자료는 신청사 건립공사 유찰에 대한 홍성군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보도자료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홍성군 신청사 건립의 걸림돌이 되었던 분리발주가 통합발주로 변경되면서 건립속도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11일 배포한 ‘홍성군 신청사 건립 가속도’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 해당 공사의 입찰방법을 분리발주로 확정했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 분리발주가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라고 스스로 못 박은 것이다. 홍성군은 넉 달여 전인 4월 10일에는 신청사 건립공사의 하반기 착공을 위한 조달청 입찰공고를 시작한다는 내용을 알리면서 ‘홍성군 신청사 건립, 이상 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신청사 건립공사에 관한 일련의 발표를 보면 홍성군이 과연 745억원 규모의 대규모 공공사업을 일관성 있게,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번 보도자료에 적시한 것처럼 전문 시설공사의 분리도급이 사업 유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지난해에는 해당 입찰에 어려움이 생길 것을 미처 알지 못하고 사업방식을 분리발주로 결정했단 말인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결여된 행정의 난맥상이자 전형적인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걸림돌’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사업 유찰의 원인을 분리발주로 특정했다면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을 했어야 했는데 이번 보도자료에는 그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요컨대 신청사 건립공사 유찰에 대한 홍성군이 진단과 분석이 타당한 것인지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보통신·전기공사 등 전문 시설공사업계는 홍성군과 충청남도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가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건설업계의 일방적인 주장에 근거해 매우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간 건설업계는 고난이도 건축물에 적용하는 기술형 입찰의 특성을 살리고 대규모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려면 정보통신·전기공사는 통합발주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아울러 대규모 공공사업 유찰의 원인이 정보통신·전기공사의 분리발주에 있다는 주장을 공공연하게 펼쳐 왔다. 하지만 최근 기술형 입찰의 높은 유찰 비율과 기타공사 전환사례 등에 비춰볼 때 홍성군 청사 건립공사의 유찰이 분리발주 때문이라는 분석은 온전한 설득력을 지니기 어렵다.

균형 잡힌 진단과 분석의 반석 위에 단단하게 서 있는 지방행정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논리적 정당성을 갖춘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실행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성공적인 공공사업 추진의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누구든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편향된 주장에 사로잡힌 오류일 수 있다는 경계의 시선을 거두어서는 안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에서 벗어나려면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jjh*** 2024-01-07 00:06:06
홍성군에 내정간섭이 심하네요 ㅋ 별 의미없는 통신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26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