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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외로 나간 혁신, 안방에선 재탕만
[기자수첩] 해외로 나간 혁신, 안방에선 재탕만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3.09.15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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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정보기술(IT)·디지털 분야의 유망 산업을 다루는 전시회는 불가능할 것으로만 생각했던 신기술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겪을 수 있어 업계는 물론 일반 참관객으로부터도 각별한 관심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 전문가, 언론인, 학생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전시회 참관객들은 가속하는 기술의 발전 속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전·후방 산업은 또 어떻게 앞날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국내 IT 전시회가 앞서 개최한 해외 행사에서 공개했던 기술을 그대로 출품하는 등 해묵은 소재를 되풀이하는 소위 ‘재탕 전시회’로 전락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점점 잦아져 간다. 최근 열린 모 전시회에서는 올해 초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주목받았던 제품과 기술들이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그대로 출품됐다. 일부 참관객들은 혁신 없는 전시회에 실망한 듯 보였다.

국내 IT 전시회가 CES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같은 해외 전시회의 아류로 전락했다는 평가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이는 대기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는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기술 혁신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우리나라 ICT·디지털 경쟁력을 도맡는 전자·통신 기업들은 자사의 신제품을 CES, MWC 등 행사를 계기로 발표하거나 현지에서 해외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공언하기도 한다.

반면 국내 전시회에서는 이 같은 혁신적인 모습이 정체된 지 오래다.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강남 코엑스, 일산 킨텍스, 해운대 벡스코 등 국내 주요 전시장에서는 가전·모바일 기기, 5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핵심 기술을 망라한 IT산업 전시회들이 연중 열리지만, 혁신을 찾아보기는 되레 어려워졌다.

반복되는 재탕 전시회에 업계는 흥미를 잃고 유망 기업들의 참여는 점차 저조해지는 추세다. 정부 지원 또한 국내 전시회의 규모 확대나 참여기업 판로 개척보다는 CES, MWC 등 해외 행사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의 기술 선점과 수출실적 개선, 해외 인수·합병(M&A) 또는 협약(MOU) 등을 추진해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해외 행사를 십분 활용하는 게 유리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 전시회의 질적 하락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국내 전시회는 해외 마케팅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우수 창업기업들이 기술력을 뽐내고 투자 유치나 판로 개척 성과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한다. 그런 국내 전시회가 질적 하락으로 세간의 관심 밖에 난다면, 우수 기술을 보유한 국내 중소·창업·벤처의 성장 기회가 가로막히게 된다.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시회는 기업들의 판로 개척 및 시장 선점, 투자 유치 등 효과 외에도 인재 발굴·양성, 산업 홍보 같은 순기능을 한다. 첨단 기술력과 정부·기업의 각별한 관심 속에 양질의 전시물 및 프로그램으로 중무장한 ICT 전시회는 국내 경제를 선도하는 ICT산업의 회복 및 도약을 이끌 촉매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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