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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디지털휴먼’ 가고, 진짜 사람 본뜬 ‘AI휴먼’ 온다
가상 ‘디지털휴먼’ 가고, 진짜 사람 본뜬 ‘AI휴먼’ 온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3.10.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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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골짜기’ 기술적 한계
실존 인물 디지털화…활용성↑

유명인 표정∙목소리 등 AI 학습
콘텐츠 맞춤 구현 ‘고부가가치’

역사 속 인물 살아있는듯 재현
목소리 도용 문제는 ‘숙제’
실존 인물의 표정, 목소리, 행동을 AI가 학습해 디지털로 구현한 AI휴먼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 코리아]
실존 인물의 표정, 목소리, 행동을 AI가 학습해 디지털로 구현한 AI휴먼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 코리아]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한때 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던 ‘디지털휴먼’이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휴먼과는 정반대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AI휴먼’이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나 대신 누가 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있는가. AI휴먼이 바로 그 역할을 해줄지도 모르겠다.

 

■유명해져라, 일은 AI휴먼이 할 것이다

AI휴먼으로 재탄생한 박은보 아나운서. 실존인물이다. [사진=이스트소프트]
AI휴먼으로 재탄생한 박은보 아나운서. 실존인물이다. [사진=이스트소프트]

국내에서 디지털휴먼이 가장 크게 각인됐던 사례는 한 금융광고에서 자유분방하게 춤추는 모습을 보여준 ‘로지’를 꼽을 수 있다.

‘로지’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외모를 조합해 만들어낸 가상인간으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큰 화제가 됐다.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점은 초상권의 제약에서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연예계 사건사고에 연루될 리스크도 없어 광고주들의 선택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일각에선 디지털휴먼이 연예인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예상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현재 ‘그 많던’ 디지털휴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불쾌한 골짜기’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불쾌한 골짜기’란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오히려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이론으로,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 등을 오로지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디지털휴먼의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동영상이 중심이 된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은 찰나의 순간에도 어색한 모습이 드러나는 디지털휴먼을 용납하지 않는다. 디지털휴먼이 표정이나 말투의 변화가 크지 않은 아나운서 등에 주로 적용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기술이 발전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비용이 문제다. 하루에도 수만개 콘텐츠가 업로드되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디지털휴먼을 일일히 수정해 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는 일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디지털휴먼과 정반대로, 살아있는 혹은 살았던 실제 인물을 인공지능(AI)으로 재구성한 것이 ‘AI휴먼’이다. AI가 원 모델의 표정, 목소리, 말투, 행동 등을 학습해 이를 그대로 가상공간에 복제해내는 원리다.

AI휴먼 역시 실제 사람과 비교해 어색함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활용성 자체가 원 모델의 ‘이름값’에 기대고 있는 부분이 더 크다.

내 얼굴과 목소리가 지적재산권(IP)화 돼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실제로는 소화하기 힘든 분야나 업무의 양을 AI휴먼이 대신 처리해줌으로써 원 모델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사실상, 미디어에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겐 나를 대신해 일을 하는 사람이 생겨나는 것이다.

 

유관순, 윤봉길, 남궁억 독립운동가 3인이 다양한 표정을 짓고 말하는 AI휴먼으로 구현된 모습. [사진=이스트소프트]
유관순, 윤봉길, 남궁억 독립운동가 3인이 다양한 표정을 짓고 말하는 AI휴먼으로 구현된 모습. [사진=이스트소프트]

■얼굴∙목소리가 곧 IP…역사 속 인물 복원도

AI 서비스 전문기업 이스트소프트는 AI휴먼 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최근 개그맨 출신 투자 전문가 황현희와 AI휴먼 제작 및 이를 활용한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황현희는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투자 전문가로 변신해 재테크 전도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AI휴먼 제작에 필요한 황현희의 초상 및 음성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 향후 AI휴먼 황현희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주로 활동했던 MC, 인터뷰어, 유튜버, 인플루언서는 물론 앵커, 강사, 은행원, 수화통역사 등 전문적인 영역까지 AI휴먼 황현희가 커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타강사 최태성과의 협력도 눈길을 끈다.

최태성 강사는 EBS와 유튜브 최태성 1TV, 2TV 등에서 한국사 강사로 활동하며 누적 수강생 600만명을 보유한 스타강사로 다양한 역사 및 여행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한국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스트소프트가 제작하게 될 AI휴먼 최태성은 110여개국의 75종 언어를 발화하게 된다. 자사 AI휴먼 기술에 최적화한 마이크로소프트 음성변환 기술 TTS(Text to Speech)가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권역의 언어를 생성할 계획이다. 같은 언어도 국가에 따라 다른 발음과 억양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낼 예정이다.

AI휴먼 기술의 적용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8월 KBS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선보인 AI휴먼 기술이 눈길을 끈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유관순, 윤봉길, 남궁억 독립운동가 3인의 영상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몇 장 남지 않은 독립운동가 사진을 AI가 학습해 다양한 표정과 미세한 움직임을 유추해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든 것이다.

정보량이 적은 기존의 이미지에서 AI가 학습할 수 있는 정제된 데이터를 추출해 얼굴의 특징점을 탐지하도록 AI에 학습시켰고, 학습 과정을 거친 AI는 눈, 코, 입 등 세부 영역의 이미지를 생성하며 다양한 표정과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저작권∙보이스피싱…‘부작용’ 도마 위

요즘 유튜브 등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가 AI커버 노래다. 특정 가수의 목소리와 창법 등을 학습한 AI가 전혀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식이다. 즉, 임재범이 부르는 뉴진스 노래 등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법적으로 목소리는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에 해당해 다른 사람이 함부로 도용할 수 없다.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AI커버곡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심지어 원곡보다 나은 AI커버곡이 등장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외 음악 업계에서는 AI의 활용과 관련해 저작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정 개인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게 가능해짐에 따른 보이스피싱 범죄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3월 캐나다에서는 한 보이스피싱범이 AI로 만든 아들 목소리를 부모에게 들려주며 암호화폐를 송금하라고 요구해 약 2021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사례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AI로 위조된 음성을 탐지하는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이스피싱은 물론 특정 개인이나 공인을 흉내내 명예를 훼손하는 가짜 뉴스, 신원 합성을 통한 사기 등을 예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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