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간 체결 후 첫 성과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국정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23일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 소속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와 합동으로 발표한 ‘사이버보안 권고문’을 통해 다수 기업·개인들이 사용하는 공급망 제품을 대상으로 한 북한 해킹조직의 해킹 수법을 확인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보안 강화를 당부했다.
양국 NCSC는 최근 북한 해킹조직이 대규모 피해를 수반하는 공급망 공격을 지속하고 그 수법 또한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합동 권고문에는 최근 발생한 대표적인 공급망 공격 사례인 △국내 수천만명이 이용중인 보안인증 소프트웨어(SW) ‘매직라인(MagicLine)4NX’ △전 세계적으로 60만 기업·기관 고객이 사용하는 화상회의 솔루션 3CX를 포함하고 있다.
한·영 사이버안보기관은 전문요원 간 공조는 물론 양국 정보보안업체와의 기술협업도 병행해 북한 해킹조직의 지능적인 해킹 수법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 해킹조직은 기관 내부망에 침투하기 위해 워터링홀 공격수법을 통해 기관 인터넷 PC를 우선 점거한 후, 보안인증 SW와 망연계 시스템이 가진 취약점을 악용해 내부망에 접근, 자료 절취를 시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최근까지 공격을 시도하는 것을 포착하고, 이번 권고문 발표에 앞서 지난 6월과 11월에 유관기관과 함께 선제적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번 권고문을 통해 △매직라인4NX 업데이트 △망분리 장비의 비인가 서비스 및 통신을 점검하는 등의 예방조치 이행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 해커조직은 항공우주·의료 등 분야 60만 기업·기관이 사용하는 화상통신 SW인 3CX 데스크톱 앱(Desktop App)도 노렸다. 해커는 3CX 개발과정에 침투해 설치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은닉해 3CX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수많은 고객들의 PC 등을 감염시켰다.
악성코드는 최소 7일이 지난 후에 가동돼 피해자들의 △3CX 계정 정보 △크롬·엣지 등 웹브라우저 정보를 절취했다.
양국 NCSC는 현재 3CX 업데이트를 통해 대응 중이지만,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백신 최신버전 업데이트 등을 당부했다.
‘한·영 합동 사이버안보 권고문’의 자세한 내용과 구체적인 침해지표 등 기술적인 내용 및 피해 예방법은 국정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권고문 발표는 22일 한·영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사이버분야 파트너십’에 따른 첫 협력 성과다.
지금껏 영국은 일명 ‘파이브아이즈’라고 불리는 정보기관 공동체에 함께 속한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이외 국가와는 사이버보안 권고문을 합동 발표한 전례가 없었다. 이에 이번 성과는 사이버안보에 대한 양국 간 긴밀한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이번 조치는 양국의 확고한 대북 사이버억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국제적 사이버안보 위협 활동을 억지·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