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검출광자 양자센서 성과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해 적외선 영역의 변화를 가시광에서 측정할 수 있는 신개념 양자 센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표준연의 성과를 통해 그간 고품질 결과물을 얻기 어려웠던 적외선 광측정을 향후 저비용·고성능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표준연이 개발한 비검출광자 양자센서는 측정대상에 도달했다가 돌아오는 비검출광자를 양자 얽힘 현상을 응용해 원격으로 측정한다.
광자를 직접 측정하는 대신 양자 얽힘에 의해 이와 한 쌍으로 얽혀 있는 다른 하나의 광자를 측정, 대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다.
비검출광자를 이용한 양자센서는 최근 10여년새 실현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의 기술로, 아직 성숙도가 낮아 전 세계에서 활발한 기술 개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표준연이 개발한 비검출광자 양자센서는 광측정장치의 핵심 요소인 광검출기와 간섭계에서 성과를 냈다.
광검출기는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출력하는 장치다. 기존 고성능 광검출기들의 활용 범위는 대체로 가시광 영역에 국한됐다. 적외선 영역의 파장은 다양한 분야의 측정에 유용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검출기가 없거나 성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성과는 가시광 검출기를 이용해 적외선 대역에서 빛의 상태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고비용·고전력소모 장비 없이도 효율적인 측정이 가능하다. 이에 3차원 구조물의 비파괴 측정, 바이오 측정, 가스 조성 분석 등에 폭넓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밀 광측정의 또다른 기본 요소인 간섭계는 여러 개의 경로로 갈라진 빛을 합치면서 신호를 얻는 장치다. 기존의 비검출광자 양자센서는 빛의 경로가 단순한 마이켈슨 간섭계를 주로 사용해 측정할 수 있는 대상에 한계가 있었다.
표준연이 개발한 센서는 측정대상에 따라 빛의 경로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복합 간섭계를 채택해 확장성이 향상됐다. 측정대상의 크기나 모양에 맞춰 센서를 변형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 적용하기 유리하다.
박희수 표준연 양자광학그룹장은 “이번 성과는 양자광학 원리를 이용해 기존 광학 센서의 측정 한계를 돌파한 사례”라며 “센서의 측정시간을 단축하고 분해능을 높여 실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