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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광장] AI 예술, 창작물인가? 생산품인가?
[ICT광장] AI 예술, 창작물인가? 생산품인가?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4.02.14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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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정보통신기술사
㈜세광티이씨 전무
둔촌재건축 정보통신감리단장

인공지능(AI)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함으로써 저작권 이슈와 예술성 평가에 관한 논쟁을 만들고 있다. AI 화가의 등장은 많은 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혼란에 빠트린다. 최근에 그림을 그려주는 AI가 줄이어 등장하고 있다. ‘미드저니’(Midjourney)를 비롯해 ‘달리-2’(DALL-E-2), ‘스테이블디퓨전’(Stable Diffusion) 등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 그림 그려주는 AI이다. 

AI가 생성한 그림은 예술 창작물일까, 아니면 산업 생산품일까. 한 미술대회에서 AI로 제작한 출품작이 인간이 직접 제작한 작품들을 누르고 1위에 오르면서 이런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22년 8월 ‘콜로라도 주립박람회미술대회’의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발단이 되었다. 온라인 게임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제이슨 앨런은 AI 프로그램인 ‘미드저니’를 통해 생성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을 출품해 이 부문 1등을 차지했다. 

‘미드저니’ 프로그램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를 몇 초 만에 이미지로 바꿔준다. ‘미드저니’는 사용자가 채팅창에 메시지를 입력하면 그에 걸맞은 4장의 이미지를 5분 안에 만들어낸다. 사용자는 이 중 특정 이미지를 선택해 색상, 형태 등을 바꾸거나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고 배경과 스타일 등도 변경할 수 있다. 앨런은 ‘미드저니’를 이용해 3 점의 작품을 생성했다. 그리고 그중 하나인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을 출품해 우승을 차지했다. AI로 만든 이미지가 작품 판단에 적용하는 기준인 창작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는 것이 의미심장한 일이다.

AI는 미술뿐 아니라 작곡도 하고, 시와 소설도 쓴다. 물론 이렇게 예술을 하는 AI 뒤엔 기업이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예술 AI를 줄기차게 내놓는 이유는 뭘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AI의 성과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동작, 표정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AI 모델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기존 AI보다 정보 처리량을 대폭 확대한 초거대 AI 개발에 집중해왔다. 

초거대 AI는 언어(텍스트) 정보를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토대로 인간과 유사한 판단을 하도록 학습된 AI다. 멀티모달 AI는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가 다양한 모달리티의 생체신호를 여러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한다. 언어 외의 다른 정보도 수용하고 처리하므로 인간의 창작물과 유사한 결과물도 내놓을 수 있다. 

AI 화가의 등장은 극단적인 양 진영의 충돌을 낳고 있다. 부정적인 시각에선 AI의 작품 역시 기존 예술가의 이미지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선 첨단기술에 숨겨진 표절이나 다를 게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긍정적인 측면에선 AI와 같은 최신 기술도 이용자의 생각과 노력이 더해지지 않으면 새로운 작품을 생성할 수 없다며 AI와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창작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미드저니’는 소프트웨어에 불과하다. 그래서 특정 값을 입력하면 알고리즘에 따라 끝없이 이미지를 생성해낸다. 물론 그 무수한 이미지가 다 작품일 수는 없다. 그 이미지를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그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인간의 ‘미적 선택’이다. AI에게 질문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GPT와 같은 생성형AI는 프롬프트만큼만 똑똑해질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AI에게 하는 질문을 프롬프트라고 하며, 대화형 AI 기술인 프롬프트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고가의 연봉을 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저작물로 보고 있다. AI가 인간의 예술을 위협하는가? 사진이 등장했다고 회화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회화는 정확한 기계적 모사의 과제를 카메라에 맡기고, 기계가 할 수 없는 더 높은 창조의 영역으로 비약할 수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현대회화이다. 과거에 카메라가 발전되어 온 것처럼, AI도 인간 예술가를 돕는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AI 예술의 출현으로 진정한 창의성이 절대 가치로 대접받는 시대가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져다주는 새로운 예술 세계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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