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분야 선호도 높아
정부 제도·정책 보완 필요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전 세계적인 산업구조 재편 추세 속 국내 기업들의 미래 업황 전망이 업종·규모에 따라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기업 451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우리 기업의 미래 신사업 현황과 대책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61.9%가 ‘현재 주력사업의 미래가 유망하다’고 답해 ‘유망하지 않다’고 답한 38.1%에 비해 높게 집계됐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 중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주력사업의 미래가 유망하다’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64.8%, 64.7%였다. 반면 중소기업은 평균보다 낮은 47.4%에 그쳤다.
업종별 차이는 더 명확했다. ‘제약·바이오’(91.7%), ‘반도체’(84.8%), ‘금융서비스’(73.8%) 기업의 경우 현재 주력사업 분야가 유망하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반면, ‘조선’(36.4%), ‘철강’(50%)은 미래가 유망하다는 전망이 절반 이하였다.
현재 주력사업의 미래가 유망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를 묻는 데 대해 기업의 61.6%가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다’라고 답해 월등히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 밖에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16.3%), ‘전문인력·제도 등 제반 여건이 미흡하다’(11.0%), ‘경쟁기업에 기술력이 밀린다’(10.5%)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 신사업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기업은 절반에 그쳤다. 현재 주력사업의 미래가 유망하지 않다고 응답한 기업의 52.3%가 ‘신사업 발굴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새로운 사업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절반에 가까운 47.7%의 기업이 ‘뚜렷한 대책이 없거나 모른다’고 답했다.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략은 ‘신기술을 활용한 신규 사업 모색’(34.9%)이었다. ‘기존 사업을 유망산업으로 대체 전환’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7.4%였다.
이 같은 응답 결과는 기존 주력사업을 유지하면서 신기술을 접목해 보다 안정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이 준비하고 있는 신사업으로는 첨단산업 분야가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는 복수응답으로 △AI·로봇(14.2%) △반도체(12.2%) △이차전지·배터리(10.9%) △차세대에너지(8.2%) △자동차(6%) △신소재·화장품(5.8%) △제약·바이오(4.4%) 등 순이었다.
한편, 응답기업의 25.7%는 ‘신사업 발굴 및 사업화 과정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실패의 원인을 복수응답으로 묻는 데 대해 ‘사업 관련 판로나 시장 부진’(34.8%)과 ‘기술 및 제품 개발 과정상 문제’(3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금사정 악화로 추진 중단’(24.1%), ‘규제·제도상 문제’(22.3%) 등을 언급했다.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을 묻는 데 대해서는 26.4%의 기업이 ‘제도 및 정책지원 미흡’을 호소했다. 이외에도 ‘전문인력 부족’(24.4%)과 ‘기술력 부족’(17.7%), ‘자금력 부족’(16.9%) 등이 주요 애로사항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산업 패러다임이 재편되고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기업들이 인식하는 현재 주력사업의 미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며 “전 세계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도록 중장기 산업전략을 모색하는데 민관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