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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봤니? 인터넷 소설
읽어봤니? 인터넷 소설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3.10.06 11:07
  • 호수 1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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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제작 '붐'…디지털 문화로 정착
상업성·비문학성 논란 뒤로하고 인기 폭발


'엽기적인 그녀' '동갑내기 과외하기' '옥탑방 고양이'...
영화와 TV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흥행작들이다.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

최근 인터넷 소설이 온라인 공간을 넘어 스크린과 TV로 흘러들면서 N세대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인터넷 소설은 '이것도 문학이냐'는 항간의 시비를 뒤로하고 무서운 기세로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흥행 보증수표…영화 제작 열풍

인터넷소설은 홈페이지나 포털 게시판에 게재되는 연재 소설물을 일컫는 말이다. 다양한 이모티콘(감정을 표현할 때 글자 대신 사용하는 그림문자)과 공간 활용 등을 통해 젊은층의 생활과 심리를 잘 묘사한 것이 인터넷 소설의 특징이다.

인터넷 소설의 '외도'는 영화 쪽에서 먼저 생겨났다.
컴퓨터 통신 시절 수백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던 환타지 소설 '퇴마록'이 지난 98년 영화로 제작된 것이 '외도'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4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만든 이 작품은 70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면서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지난 2001년 개봉된 '엽기적인 그녀'가 말그대로 '엽기적인'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인터넷 소설은 영화 제작의 새로운 소스로 잡게 된다. 엽기적인 그녀는 전국적으로 49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를 강타했다. 원작자인 김호식씨가 컴퓨터 통신에 연재한 코믹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홍콩 대만 일본 등 외국 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으면서 한국 영화의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 지난해 개봉돼 전국 320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인 '동갑내기 과외하기'도 인터넷 소설이 흥행 보증수표란 확신을 심어줬다.
여기에다 최고 37.7%의 시청률을 기록한 MBC TV의 옥탑방 고양이는 인터넷 소설의 독자층을 20대와 30대, 40대로까지 넓히는 역할을 했다. 특히 옥탑방 고양이는 미혼 남녀의 동거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뭇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렇듯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잇따라 히트를 치자 방송·영화 제작자들이 작품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선급금을 주고 원작권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귀여니' 인기 폭등

현재 사이버 공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는 올해 18세인 '귀여니(본명 이윤세·여)'다. 귀여니는 '그놈은 멋있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늑대의 유혹' 등을 자신의 홈페이지(www.guiyeoni.com)에 연재하며 10대들 사이에서 소위 '귀여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모 중학교에서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보니 한 학급의 40∼41명의 학생 중 평균 17명이 귀여니 소설을 읽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그놈은 멋있었다'는 지난 3월 실제 소설책으로도 출판돼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러한 인기를 등에 업고 인터넷 소설 원작자들에게는 방송·영화 제작진들의 끈질긴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덩달아 원고료도 종전에 비해 2∼3배 가량 뛰었다.

귀여니의 경우 처음 계약을 할 때 1,000만원 수준이었던 원고료가 최근에는 3,000만원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 속 테마음악은 모 휴대폰 벨소리업체와 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 '내사랑 싸가지'의 작가 이햇님 역시 모 영화사와 원작권 제공에 관한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네티즌 '클릭' 수가 관건

인터넷 소설은 주독자층과, 스토리 전개 방식, 필체 등에 있어서 정통 문학을 표방한 기존의 소설과는 여러가지 차별성을 지닌다.
우선 인터넷 소설은 네티즌들의 '클릭' 수와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클릭수가 많으면 좋은 작품으로 인정을 받고 반대 상황이 벌어지면 소설로서의 생명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클릭 수를 높이려면 재미있어야 하고 구성면에서 간결해야 한다. 특히 독자들이 연재분 마다 리플(댓글)로 소감을 표시하는 등 성적이 곧장 매겨지므로 한순간도 네티즌들의 시선을 놓쳐서는 안된다. 따라서 인터넷 소설은 장문의 서사나 묘사보다 감칠 맛나는 대화 위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특히 소설 속 대화는 드라마 대사로 쉽게 변환될 수 있다. 인터넷 소설이 영화와 드라마의 소스로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점 때문이다.
아울러 인터넷 소설은 주독자 층이 10대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성격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순정 만화의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많다.



'한탕주의'-'디지털 문화' 찬반양론

인터넷 소설의 인기몰이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공존한다.
우선 비판적으로 보는 쪽은 인터넷 소설의 상업성을 꼬집는다. 정통문학의 경우 유명 작가 이외에는 5∼7% 수준의 인세를 받는 게 고작인데 반해 인터넷 소설 작가는 사이버 공간을 적절히 활용한 덕에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일부 출판사가 문학성이 뛰어난 새 작자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인터넷 사이트나 뒤지며 쉽게 돈을 벌려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비판론자들은 문학의 범주에 놓기에 격이 떨어지는 '말장난' 식의 글을 출판하는 것은 사회적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에 반해 찬성론자들은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논리로 새로운 문화현상을 진단하려는 것은 중대한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맞받아 치고 있다.

인터넷 소설이 비록 구성력이 떨어지고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는 등 직설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것조차 새로운 디지털 문화의 단면으로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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