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시장 발굴·매출확대…경영정상화 도모
팬택&큐리텔의 성공적인 거래소 상장으로 팬택 계열의 박병엽 부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 부회장은 퇴출 위기에 몰렸던 팬택&큐리텔을 경영정상화 하면서 '벤처기업의 대기업 구조조정 성공사례를 일궈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이 생존하는 데 핵심은 무엇보다 기술력입니다. 이 때문에 기술개발과 마케팅 등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이후 중요한 것은 재무역량과 제조역량입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01년 팬택&큐리텔을 인수할 당시에는 "팬택의 경영부담만 가중될 것, 중견기업 경험으로는 대기업 계열사 경영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박 부회장은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면 회사회생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과감히 인수를 추진했다.
그가 팬택&큐리텔을 인수한 후 가장 먼저 중점을 둔 것은 인력 확보. 인재중심, 기술중심의 경영이념을 갖고 있는 박 부회장은 우선 박정대 팬택계열 총괄대표, 송문섭 팬택&큐리텔 사장, 이성규 팬택 사장 등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 자율경영의 기치 아래 각 CEO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여기에 재경, 연구소, 홍보실 등에 전문 역량을 갖춘 스태프를 포진시켜 오너경영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의 내실을 기했다.
인수 후 인력감축이라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택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 발굴과 매출확대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시도한 것이다.
이러한 박 부회장의 도전은 시장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이끌어냈다. 팬택&큐리텔이 탄탄한 기업으로 거듭났기 때문.
팬택&큐리텔은 팬택계열에 편입된 후 지난 2002년 미국 최대 이동통신단말기 공급사인 오디오박스와 당시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로 500만대(1조원 규모)의 수출을 성사시켰다.
지난해에는 내수 시장에 재진입했고 단숨에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특히 카메라폰에서는 시장점유율 25% 수준을 유지, 부동의 2위였던 LG전자를 제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드디어 최근에는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아 거래소에 상장됐다. 올해말 쯤에는 세계 10대 메이저 휴대폰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부회장은 팬택 주식 480만주와 팬택&큐리텔 주식 5,100만주를 보유한 산업자본가다. 시가를 고려해 볼 때 그가 가진 주식가치는 3,200억원을 상회한다.
이는 최근 대주주 지분 정보제공업체가 공개한 국내 100대 자산가 중 15위권 수준이다.
그는 이러한 재산에 대해 "자산은 기업을 경영하고 키우기 위한 수단이지 개인의 치부로 볼 수 없다"며 "개인이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 매매할 계획을 세워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1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후 삐삐업체를 설립해 사업가로 변신한 박 부회장. 그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임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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