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로 인수설도 대두
통신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무선 통합이 본격화되고 있고 내년부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까지 시작되면 통신-방송 융합도 현실화돼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벌일 수 있는 사업 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규 사업을 성공시키는 사업자는 정체된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기존 서비스 시장에서 열세에 있던 사업자들에게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 이용경 사장이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이동통신 자회사인 NTC 방문시 "통신·방송 융합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KTF와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해 파장을 몰고 왔다.
이 사장은 "초고속인터넷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을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며,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이 결국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KT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나온 말일 뿐"이라고 해명하면서 발을 뺐다.
KTF도 공시를 통해 "최근 일부 거론됐던 KT-KTF의 합병 가능성과 관련해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을 인수하고 와이브로 사업권을 획득하면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이 지분(39.56%)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노릴 것인데, 지분을 사들일 만한 곳은 SK텔레콤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또 KT가 재도약을 위해서는 KTF를 합병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가능성을 앞세워 KT와 KTF의 합병을 정당화시키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관련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독과점 시비를 일으킬 합병을 허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선통신시장의 80% 이상, 초고속인터넷의 51% 이상, 이동통신의 32%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KT와 KTF의 합병은 독과점 시비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유선통신에서 한계에 부닥친 KT로서는 생존을 위해 와이브로와 WCDMA 등 이동통신으로의 영역 확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남수기자 wpcpark@koit.co.kr
저작권자 © 정보통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