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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업도 시장 지배력 갖춰야 - 안병균 하나도드림 사장
포털사업도 시장 지배력 갖춰야 - 안병균 하나도드림 사장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3.05.17 11:52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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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미다스의 손’
안병균 하나로드림 사장을 가리켜 미다스(Midas)의 손으로 부르는 것은 그가 통신업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이뤄냈던 성과들을 살펴보면 쉽게 수긍할 수 있다.

국내 PC통신 1세대로 국내 최초의 웹기반 NMS(네트워크 관리시스템)를 개발을 필두로, 세계 최초 초고속인터넷 상용화,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도입 등 IT업계의 굵직한 사업의 첫머리에 명함을 내놓고 있다.

첫 근무지인 데이콤 재직시에는 PC통신인 ‘천리안’ 창립멤버로 네트워크 설계 및 구축을 담당했고, 하나로통신으로 옮겨와 ADSL 라이트를 출시해 초고속인터넷 보편화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또 00766인터넷 국제전화, 영상전화서비스, 브로드밴드 포털사이트인 ‘하나넷’, 하나로 사이버대학 등을 출범시켰다.

이밖에 하나로통신 IDC인 ‘엔진’을 설립하기도 했다.
특히 안 사장은 이런 성과들을 바탕으로 평사원으로 데이콤에 첫발을 들여놓은 뒤, 7년만에 하나로드림의 CEO라는 최고의 자리까지 이르게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통신분야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남들에 비해 인터넷에 일찍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평생 IT관련 일을 하게 된 동기인 것 같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처음 데이콤에 입사했던 87년에는 인터넷이 전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입니다.

그런데 일하던 분야가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의 일이다 보니 89년에 태스크 포스 팀원이 돼 천리안 개발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일을 계기로 소위 ‘PC통신 1세대’가 된 것입니다.
당시에는 초고속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한국통신 전화망인 014XY망을 통해 다이얼모뎀으로 통신을 했었던 시기입니다.

당시 재밌었던 것은 KT(구 한국통신)이 전화망을 독점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하이텔 등 PC통신 업체가 사업을 하기 위해 한국통신에서 트렁크(회선)을 얻어야 다이얼 모뎀을 통해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KT 입장에서는 회선을 빌려줘도 수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트렁크를 열어주지 않을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PC통신업체들은 KT에서 얼마나 많은 회선을 확보하느냐를 놓고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데이콤 재직시에 사내 제도로 카이스트, 서울대학원, 미국에 소재한 대학원에 지원해 합격하면 석사 2년, 박사3년 과정동안 회사에서 등록금과 월급 일체를 지급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92년에 카이스트 정보통신 및 통신공학과에 합격이 돼 본격적인 통신전문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로통신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지난 98년 1월1일에 하나로통신으로 이적하게 됐습니다.
97년에 정보통신부에서 KT의 독점체제를 개방해 시내전화부문에 제2통신사업자를 만들겠다고 발표 했습니다.

당시 2개 컨소시엄이 구성됐는데 하나는 데이콤이, 또 다른 하나는 삼보 컴퓨터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종 제안서를 내기 하루전에 2개 컨소시엄이 서로 합쳐져 하나로통신을 탄생시켰습니다.

데이콤이 15% 가량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가 됐으며, 나머지는 SK텔레콤, 삼성, 대우, 한보, 한전이 대주주로 참여했습니다.

당시에는 황금알을 낳는 미래사업으로 통신사업을 꼽았기 때문에 재벌들이 앞다퉈 지분 갖기 위해 참여한 것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10%선에서 주주로 참여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고, 데이콤이 전체 사업계획서를 주도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데이콤은 또 관련 인력도 450명을 파견했으며, 저도 그 인력의 한사람으로 참여했습니다.

현재도 하나로통신의 핵심멤버 중에는 데이콤 출신들이 많은 이유가 그것입니다.

당시 데이콤의 숙원사업이 시내전화시장에 진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지분을 출자해 하나로통신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후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관계가 벌어져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하나로통신에서 많은 성과를 올리셨는데
처음 하나로통신으로 이적해서는 기술기획실에서 근무했습니다.
지금의 초고속인터넷망인 IP망의 설계 및 구축을 담당하는 업무였습니다.
99년에는 마케팅실로 자리를 옮겨서 ‘ADSL라이트 ‘하나넷’‘00766 국제전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로통신을 기억하는 사람 중에 시내전화사업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97년 하나로통신 설립시 애초의 사업계획은 시내전화 회사로 가는 것이었고, 여기에 모든 포커스 맞춰졌습니다.
그런데 신윤식 회장이 정통부 차관과 데이콤 사장을 역임한 바 있어 통신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시내전화 시장은 KT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하나로통신이 진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판단해 다른 시장을 찾으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정통부로부터 시내전화 사업권을 얻어냈지만 다른 사업분야를 찾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초고속인터넷입니다.
당시 미국에 기술자를 여러 차례 보내 초고속인터넷 시범서비스 하는 것을 보고 왔는데 이상하게 이를 상용화 한 곳은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로통신이 초고속인터넷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 출시될 때는 가격대가 4만원이었는데 갤럽 조사를 해보니 소비자들이 3만원 미만이면 사용하겠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당시 원가가 6만9,000원이어서 4만원대로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은 이를 어떻게든 활성화시키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29,000원대의 ADSL라이트를 상품화했습니다.

이 상품을 통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불붙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ISDN을 고집하던 KT가 늦게 가세한 것입니다.

2개 사업자가 경쟁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다보니 현재 세계 1위의 인터넷 사용국가라는 명예가 따라오게 됐습니다.

이후 99년 9월경에는 미국 IT시장에서 IDC사업이 활성화되는 것을 보고, 같은 해 10월에 사업계획서 만들어 신회장 설득해 재가를 얻게 됐습니다.

서초동의 현재 하나로엔진 IDC가 그것이었는데 HP에서 제안이 들어와 1,200억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하나로엔진을 국내 최고의 IDC로 만들기 위해 미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5군데의 IDC를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IDC의 설계 및 시공뿐 아니라 심지어 소파 등 가구까지 직접 골랐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설립했는데 이런 노력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국내 IDC산업이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하나로 엔진은 그 해 국내 최고의 IDC로 선정돼 당시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에 EC사업실을 만들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7개월 가량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전자상거래 분야는 굉장히 어려운 비즈니스였고, 앞으로도 연구대상으로 남겨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야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통신분야에서 포털사업분야로 자리를 옮겼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하나로드림에 와서 하나포스라는 닷컴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통신분야의 경우, 설비기반 사업이기 때문에 투자를 많이 해야하고, 투자회수 기간도 오래 걸린 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닷컴사업과 같은 e-biz분야는 큰 투자를 할 필요가 없고, 진입장벽이 낮아 아이디어 하나로도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오위즈와 같은 경우, 적자였던 회사지만 아바타라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20∼30억원씩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분야의 경우에는 절대강자도 없고, 또 절대 약자도 없으며, 끊임없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필요로 합니다. 시장에는 3가지 종류의 기업이 있다고 합니다.

선도기업, 모방기업, 혁신기업이 그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선도기업은 IBM, 모방기업은 IBM을 모방한 컴팩, 혁신기업은 선도기업과 다른 방법으로 시장에 진입한 델컴퓨터 같은 곳을 들 수 있습니다.

닷컴 기업의 경우, 선도기업이 제일 중요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혁신기업이 돼야합니다.

현재 국내의 닷컴기업은 1∼3위 기업이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광고의 경우, 70%가 1∼3위 기업에게 돌아갑니다.
시장지배력을 갖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려운 분야입니다.

초고속인터넷의의 경우에도 두루넷, 온세통신 등이 법정관리로 들어간 것처럼 이는 닷컴기업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포스는 하나로통신과 드림라인의 포털이 합쳐진 것이라 어려움이 많을텐데

지난해 3월 하나로통신 직원 20명과 드림엑스 직원 80명 등 총 100명으로 하나로드림이 시작됐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2개의 이질문화가 합쳐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마침 제가 MBA과정에서 M&A에 대해 배우고 있었습니다.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이 합쳐질 때 혁신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통합과정을 100일내에 마무리해야 합니다.

또 가장 좋은 방법이 큰 프로젝트를 만들어 직원들을 몰두시키고 이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당시 4,5,6월 3개원간 사이트를 통합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드림엑스 회원 가입자 850만 하나넷 가입자 550만을 통합하는 작업입니다.

세계적으로 이렇게 큰 규모로 합친 사례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거의 매일 밤을 세우다시피 하면서 일을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통합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통신사업문화와 닷컴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직원들에게 드림엑스 문화로 흡수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나로통신의 문화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양사가 통합하기 전에는 포탈 순위가 12위에 불과했으나, 통합 후에는 5위 사업자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도 큰 성과입니다.



●그간 많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보람있었던 점이 있다면

가장 힘들었던 때가 IDC센터를 건립할 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수명이 10년은 짧아진 것 같다고 말하곤 합니다.

완공시기를 불과 3개월 남겨놓은 상황이었고, IT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지휘해 센터 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 줄 처음 알았습니다.

보람을 느낀 것이 있다면 ADSL라이트 상품이 처음 출시를 계기로 현재 초고속 인터넷보급률이 65%에 이르는 등 초고속 인터넷 일등국가를 건설했다는 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입니다.

당시 2만9,000원짜리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다고 했을 때 회사 임원들이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원가 6만9,000원의 턱없이 못미치는 상품으로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술발전 이렇게가지 빨리 진행될 지 몰랐던 것입니다.

지금은 광단국 장비, 모뎀, ATM, 라우터 등이 수요가 늘고 기술이 향상되면서 가격이 하락해 2만9,000원 짜리 상품으로도 손익분기점 충분히 맞출 수 있게 됐습니다.



●CEO로서 경영철학이 있다면
우선 CEO는 끊임없이 자기개발과 자기관리에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IT분야는 경험과 연륜도 중요하지만 기술습득도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런 점을 잊지 않기 위해 지금 대학원에 출강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저 역시 공부를 해야하고, 그러다보면 지속적으로 신기술 등을 습득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SK와 엔론사태에서 보듯이 과거에는 분식회계가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국민이 기대하는 기업에 대한 윤리의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만 CEO로서 자질이 있다는 것입니다.
매출실적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수익을 냈는가’가 기업의 본질가치 평가하는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국내 IT산업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면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IT강국입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성중에 중요한 것이 이노베이터, 얼리 어답터층이 많다는 점입니다.

즉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습니다.
이런 점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IT산업의 발전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등은 아직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 많습니다.

통신시장의 경우, ‘비대칭규제’가 그런 것 중 하나입니다.
정책적으로 독점을 허물고 통신시장을 개방해 제 2사업자에게 자격을 줬으면 당분간 독점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있어야 합니다.

KT와 같은 독점사업자와 하나로통신 등과 같은 후발사업자에게 정부가 판단하는 잣대를 똑같이 해서는 안됩니다.

통신시장의 시장원리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적절히 통제를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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