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우리 애는 공부머리가 아닌가봐요! 학원도 보내고 과외도 시켜봤지만 성적이 늘 그 시늉이니 이래서야 법대는커녕 일반 대학이라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자식 뒷바라지에 지친 어머니의 한탄이다. 자식이 법조계로 진출하기를 기대하는 어머니의 기대에 자식이 따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부모의 기대를 외면하는 자식의 사주를 보면 애당초 부모가 기대하는 쪽과는 거리가 먼 소질을 타고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질이나 관심이 다른 팔자를 타고난 자식을 부모가 자기들 취향에 맞추려 드니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던데요?"
"말은 다들 그처럼 쉽게 하죠! 근데 세상이 어디 그래요? 공부 못해서 좋은 대학 못가면 별 볼일 없는 팔자로 살아야 하는 게 요즘 세상이잖아요? 안 그래요?"
"부모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자식이라잖습니까?"
"도대체 우리 애가 이 담에 뭐가 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울상이 된 어머니가 내민 애물단지 아들의 사주를 보니 청개구리 근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누가 시키는 일은 도무지 흥미를 갖지 못하면서도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일은 밤을 새우는 것도 불사할 정도로 열심인 성격이다.
재성(財星)이 일간에 유정하고 비겁(比劫)이 중첩한 사주의 특징이다. 이쯤 되면 어머니의 기대는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셈이다.
"아이한테 너무 공부 공부하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건 아무래도 역효과일 듯 싶네요!"
"왜요? 우리 애 팔자가 공부하고는 인연이 먼 거예요? 그럼 안 되는데…"
"공부 잘해서 그쪽으로 출세하는 팔자도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 출세를 하는 경우도 많지요"
"그럼 우리 애는 어떤 쪽에서 출세를 하게 될 팔자예요?"
"이런 사주는 설계나 디자인 쪽에 소질이 많지요. 그러니 그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게 어느 모로 보나 백번 나을 듯싶은데…!"
"안 돼요! 누가 뭐래도 우리 애는 법대를 꼭 보내고 싶은데…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어디서 들었는데 어찌어찌 하면 타고난 팔자나 소질이 바뀔 수도 있다던데…"
"저는 그런 재주도 없지만 안 그러는 편이 낫습니다. 긁어 부스럼이 되기 십상이거든요."
자식의 팔자를 부모의 취향에 맞는 쪽으로 바꾸려는 것은 자식의 발에 맞지도 않는 신발을 억지로 신기는 것과 같다.
그래서야 뛰기는커녕 걷지도 못한다. 우리 주위에는 이처럼 억지를 부리는 부모들이 적지 않은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맨발로 두는 편이 더 낫다.
자식의 발에 맞는 신발을 신기고 잘 뛰도록 응원을 해주는 부모야말로 현명한 부모다. 설령 자식이 타고난 소질이 부모의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말이다.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011-1708-5664 odolie@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