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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의 시장좌표 급변- 윤동훈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전자산업연구소장
IT의 시장좌표 급변- 윤동훈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전자산업연구소장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3.02.22 12:54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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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분야는 광활한 중국의 중원천지에 비견될 수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신기술이 탄생하고 신제품이 우후죽순처럼 솟구쳐 나오고 있다. 지금은 낯이 익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생소했던 MP3플레이어, ADSL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신상품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신상품들의 이름은 영어 대문자로 조립된 약어가 일색이어서, 신시대의 한가운데를 걸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산업화시대나 현재의 정보화시대나 모두 새로운 기술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점은 동일하다. 산업화가 전구나 전화 등 주로 유선기술이 주축을 이루었음에 반해 정보화가 이동통신 등 무선기술 쪽으로 달음질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에서 눈을 초월한 경지에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옛날 중원천지에서는 유형의 칼로서 승패가 났다면, IT시대는 무형의 기술로서 승부를 가름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정보화시대의 IT의 변화는 그 속도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히 빠른 편이다. 기술의 속도를 수직좌표에 놓는다면 기하급수적으로 위로 올라가고 있다. 인텔의 무어의 법칙이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미국 인텔사를 세운 무어(G. Moore)가 새로이 개발되는 메모리 칩의 능력은 2년 안에 2배가 된다는 기술 개발 속도에 관해 1965년에 주장한 바 있다. 대폭 높아진 집적 밀도의 진전 속도, 또는 컴퓨터의 처리 능력 속도가 수직좌표를 상징하고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술이 기술은 낳게 하는 가속도는 기존 기술이나 갓나온 기술의 낙오도 촉진시키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기술의 파일을 가지고 자랑스럽게 문지방을 막 나서는데 벌써, 기대됐던 황금시장은 어디로 사라지고 황무지에서 먼지만 잡고 있는 꼴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순식간에 낙관이 비관으로 뒤바뀐다.

특히, 유망하다는 핵심기술은 보고 뒤따르던 주변기술은 비빌 언덕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한편, IT의 수평좌표는 나날이 팽창하고 있다. 단일 기능의 단품이 다기능 단품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DVD와 비디오를 함께 묶은 복합비디오가 히트를 치고 있다. 나아가, 지능형 변종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음성, 영상, 데이터의 융합, 방송과 통신의 융합 등을 들 수 있다. 제품과 기술에 있어 디지털 컨버전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수직, 수평좌표의 확장은 국내외 좌표의 통합화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시장과 국제시장의 구별이 무의미해져 국내경쟁력이 국내기업의 번창을 담보하지 못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하는 글로벌사회가 전개되고 있다.

로컬기업은 생존하기가 어려운 환경이 닥친 것이다. 로컬의 특색을 살리면서 글로벌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모색해 퓨전적인 서바이벌을 모색하는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수직축에다 속도, 수평축에다 컨버전스를 매긴다면 좌표는 우측으로 양적 팽창을 거듭하게 된다. 하지만,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수직축에다 가격, 수평축에 수량을 대입하면, 제품의 가격 움직임을 또한 알아볼 수 있게 된다. 디지털 기술의 가속화는 기업이 만들어내는 생산량을 크게 늘리게 되고, 시장에서 공급을 넘치게 만든다. 공급곡선을 우측으로 이전시키는 효과를 자아내게 된다.

수요곡선의 이전 폭보다 공급곡선이 더 큰 폭으로 움직이면, 제품가격은 기존 수준보다 더 하락하는 것이다. 최근 디지털 신제품의 가격의 하락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디지털제품이 출시된 이후 가격하락은 뚝뚝 떨어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아래로 가파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락이 하락을 부르고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가격법칙은 자원이 유한한 어느 사회, 어느 시대에도 통용되는 경제원리이다. 얼마 전 수확체감의 법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정보화 기반의 신경제 사회가 도래했다고 기고만장한 적이 있었다. 모든 생산에서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초기 단계에서는 수확체증이 지배하다가, 적정수준을 넘어서면 수확체감으로 전환하게 되는 경제적 과정을 잠시 망각한 것이다.

더구나, 프리로 서비스되는 많은 정보가 점차 유료로 바뀌면서 시장은 여전히 유토피아가 아닌 정글게임이 진행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참새들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 프리 보너스의 미끼에 걸려들어 디지털 네트워크 안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을 뒤늦게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IT의 네트워크사회에 이왕 들어선 바에야, 시장좌표에서 우상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기본기의 끊임없는 갱신이 요청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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