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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상황 시 통신설비의 중요성
위급상황 시 통신설비의 중요성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09.10.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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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본지 논설위원·공학박사, 현 원테크놀로지㈜ 회장

지난 9월 6일 새벽,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하류 수위가 갑자기 상승하면서 강변에서 잠자던 야영객 등 6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이번 방류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은 북한이 수위 상승에 대비하기 어려운 심야 시간에 사전 통보나 경고도 없이 4000만t에 달하는 많은 물을 한꺼번에 하류로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범람한 임진강 하류는 전쟁터나 다름없는 참혹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에 방류된 황강댐은 북한이 발전과 용수공급 등의 목적으로 임진강 상류에 설치한 5개 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황강댐은 지난 2002년 착공해서 2007년에 완공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높이 34m, 길이 880m에 저수량은 3억∼4억t 규모로 우리 팔당댐의 약 1.5배 규모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의 황강댐 건설로 인해 우리 측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는 2002년 12월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 대형 참사가 발생함에 따라 그동안 정부의 미온적 대응으로 화를 키운 꼴이 됐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에 북한이 보여준 행태는 총만 없을 뿐이지 무력도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측의 잘못은 없었는지도 냉정히 살펴볼 일이다.

임진강 상류지역에는 강 수위가 상승하면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는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사고당일에는 고장으로 작동되지 않았고 군의 현장 초병이 육안으로 관측해 군부대를 대피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더욱이 다른 정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에는 수위상승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이들 협력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필자는 35년간 정보통신업계에 종사하면서 거의 모든 분야를 시설 및 구축하고 유지보수 등을 운용한 경험이 있다.

1990년대 초반 SK텔레콤(주)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주) 당시부터 해당기업의 협력업체로서 공중선 및 광전송로망 유지보수용역 업무를 수행했다. 90년대 중반 이후엔 (주)신세기통신, 한솔PCS(주) 및 (주)지앤지텔레콤 등 기타 기간통신사업자에 이르기까지 유지보수용역을 두루 거쳤기 때문에 이 분야에선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한다.

이번 임진강 사태는 최첨단 장비의 설치만큼이나 그 장비의 정보 관리와 유지보수 등 운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고가의 장비를 사들이고 최첨단 감시 장비를 설치해 놓은들 운용할 사람들이 장비가 고장이 났는지도 모른 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면 그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필자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도 정보통신공사 유지보수용역을 해마다 수행해오고 있다. 지금은 그나마 도로와 교통망이 확충되고 통신수단이 발달해 어디서든 쉽고 빠르게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1990년대만 해도 통신사정이 썩 좋지 못했다. 아날로그 방식의 휴대폰이 있었지만 기지국이 많지 않아 도심을 벗어난 시골에서는 잘 터지지 않았다. 이 같은 아날로그 휴대폰 조차도 무척 귀했다.

당시는 휴대폰 운용 방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시기였다. 새로운 이동통신망 구축을 위해 당시 기간통신사업자의 협력업체들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협력사 직원들은 무거운 장비 하나하나를 직접 등에 메고 험한 산을 올라가 철탑을 세우고 기지국을 설치했다. 이동통신망이 개통되면 유지보수 운용팀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점검 및 유지보수를 하고 천재지변이나 장애발생시 불철주야 장애복구에 힘썼다.

비바람이 불고 눈이 와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지 않았지만 그때 우리 직원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 주어진 업무를 완수했다. 많은 월급을 받은 것이 아닌데도 그들은 무척 어려워 보이는 일들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낮은 임금을 받고 그 험한 일을 하려고 하는 젊은이가 없고 찾기도 힘들다.

예나 지금이나 정보통신공사업계의 열악한 근무여건은 거의 비슷한 실정이다. 경영환경 악화로 노력한 만큼 충분한 대가를 지불해 주기도 어렵다. 사정이 이럴수록 과거 협력업체 직원들의 값진 노고를 생각하게 된다. 그때를 회상하면 힘들게 고생한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못한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지나온 일뿐만 아니라 최근 정보통신공사업계의 현실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정보통신공사 표준품셈이 적정한 유지보수 금액을 책정하는데 있어 현실에 맞지 않는다. 모든 관공서 및 기관은 현실은 무시한 채 유지보수 비용을 아예 책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주 낮게 반영돼 있는 표준품셈 기준만 적용할 뿐이다. 이로 인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긴급복구를 위해 애쓰는 직원들에게 그에 맞는 임금을 주기가 어렵다.

어차피 이번 임진강 사고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됐지만 사고 경위를 철저히 밝히고 관련자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이로써 다시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가 위기상황을 우리 스스로가 깨닫고 완벽한 최첨단 장비 및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철저한 관리와 유지보수 운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화의 소중함은 전쟁이 나봐야 아는 것처럼 유지보수의 중요성은 위급한 상황에서 더욱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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